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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 콧수염 기르는 남성들

기사승인 2022.12.30  15: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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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 남성의 콧수염이란 매일 아침 면도해야 하는 것이다. 콧수염을 기르게 된다면 독특한 스타일에 도전할 확률이 높다. 그러나 외국에서는 매 11월마다 패션이나 스타일링이 아닌 다른 이유로 콧수염을 기르는 남성들이 등장한다. 모벰버(Movember) 캠페인 때문이다.

 

모벰버(Movember)란 Moustache(콧수염)와 November(11월)의 합성어로 11월 한 달 동안 콧수염을 기르면서 남성 질환과 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자는 글로벌 캠페인이다. 모벰버 캠페인에서 콧수염을 기르는 이유는 콧수염이 남성의 상징이기 때문이며, 이 캠페인에서 주요하게 다루는 질환은 전립선암과 고환암, 그리고 정신 질환 및 자살 예방이다.

 

콧수염 기르는 11월, 모벰버 캠페인

 

유방암, 자궁경부암, 산후우울증 등 여성 질환은 꽤 널리 알려져 있다. 특히 여성 질환의 대표격인 유방암 환자를 지원하기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은 한국에서도 아모레퍼시픽 등 유명 기업이 참여하며 인지도가 높아졌다. 그러나 핑크리본 캠페인의 남성 버전에 해당하는 모벰버 캠페인은 아직 한국에서는 인지도가 저조하기에 관심이 필요하다.

 

모벰버 캠페인에 참여하는 방법은 어렵지 않다. 남성들은 한 달 동안 수염을 깎지 않으면서 주변 사람들과 함께 후원금을 받고, 그렇게 모은 후원금은 자선단체에 기부한다. 모벰버 캠페인의 중심을 담당하는 모벰버 재단은 수염 기르기 챌린지를 돕기 위한 스마트폰 어플을 제공한다. 어플을 통해 며칠 단위로 수염을 깎지 않은 자신의 모습을 찍고 페이스북, 트위터, 인스타그램 등 SNS에 바로 공유할 수 있다.

 

모벰버 캠페인은 1990년대 말 호주의 두 남성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되었고, 본격적으로 캠페인이 확산된 것은 2003년 모벰버 재단이 설립된 이후이다. 모멤버 재단은 이래로 싱가포르 암 협회의 전립선암 생존 프로그램, 홍콩의 전립선암 환자를 위한 운동 의학 연구, 호주의 전립선암 전문 간호 서비스 등 전 세계적으로 1200여개가 넘는 남성 질환 관련 프로젝트를 지원했다. 이런 노력으로 2014년에는 세계 500대 NGO 중 72번째로 선정되었다.

 

모벰버 재단은 현재까지 4700여 명의 참여자와 함께에 6000억 원의 기부금을 모으고 832개의 헬스프로젝트를 지원했다. 2021년에는 남성의 육아를 지원하기 위한 온라인 육아 프로그램인 family man을 출시하는 등 왕성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재단은 앞으로 2030년까지 남성의 자살률을 1/4로 감소시키겠다는 목표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모벰버에 참여할 용기

 

모벰버 재단의 공식 사이트에 들어가면 재단이 설립된 21개국의 리스트가 있지만, 아직 한국은 없다. 모벰버 캠페인에 대한 인지도도 높지 않다. 2019년 모벰버 운동을 통해서 걷은 기부금 총 1조여 원 중 아시아권에서 모금된 것은 6억 원에 불과하다. 이런 현상은 수염을 기르는 것이 자연스러운 서양권과 달리 면도를 필수적으로 생각하는 한국의 문화 때문으로 추측된다. 하지만 전립선암과 같은 남성 질환, 그리고 남성의 우울증을 쉽게 말할 수 없는 사회 분위기 때문이기도 하다.

한국은 모벰버 캠페인이 필요한 나라다. 2020년 OECD 국가별 우울증 유병률 통계에 따르면 한국은 우울증 유병률이 36.8%로 OECD국 1위가 되었다. 몇 년째 OECD 회원국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는 자살률 통계와 함께 심각한 수준이다. 특히 2020년 사망원인통계에 따르면 2020년 자살사망자 중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68.9%이고, 연령대별로는 50대가 가장 많으며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사망률도 대체로 증가하는 양상을 보였다. 이는 특히 고연령층 남성의 정신 건강에 대한 인식 제고가 필요함을 의미한다.

 

신체적인 남성 질환에 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매년 전세계에서 13만명의 남성이 전립선암 진단을 받고, 한국에서는 매년 1만 3000명의 남성이 전립선암 진단을 받는다. 특히 2015년에서 2019년까지 환자 수가 56.2% 증가했기에 경계할 필요가 있지만, 비뇨의학재단의 설문에 따르면 국민 3명 중 1명은 전립선암 검진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다행히도 국내에서도 모벰버 캠페인에 동참하는 사례가 하나둘 생기고 있다. 국내에서 최초로 모벰버 캠페인에 참여한 기업은 2015년의 위스키 브랜드 제임슨이다. 이후 한국얀센, 한국로슈진단, 주류 브랜드, 제약사 등을 위주로 뜻을 같이하는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다.

 

모벰버 캠페인의 의의는 남성질환과 남성의 건강에 대한 인식을 높이고 해결 방안을 찾는 것이다. 전 세계의 남성들이 모벰버를 통해 자신의 건강을 되돌아보고 한국에서도 남성 질환에 대한 인식을 제고할 수 있으면 좋을 것이다. 특히 상기한 질환들에 대한 의심 증상을 보이던 사람이라면, 이번 기회에 의심 질환의 진단을 받아 병을 예방할 수 있길 바란다.

김성원 바람 저널리스트 yess@live.co.kr

<저작권자 © 지속가능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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