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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진하고, 옮기고… 콘서트장 아비규환

기사승인 2022.11.25  17:3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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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0월 7일, 9일간 진행된 2022 한국문화축제가 막을 내렸다. 한국 문화 축제는 한국 문화를 사랑하는 세계의 팬들이 중심이 되어 함께하는 축제로, 마지막 일정에는 잠실 종합운동장 주경기장에서 열린 ‘더케이 콘서트’가 있었다. 더케이 콘서트는 국내 아티스트와 해외 스타가 함께한 글로벌 콘서트로 각지에서 몰려든 관객들로 인해 한국 문화를 대표하는 케이팝의 위상을 알 수 있었지만, 그만큼 복잡하고 혼란스럽기도 했다.

티켓팅 방법을 아십니까

콘서트 관람을 위해 준비해야 하는 일 중 가장 어려운 것은 공연장의 좌석을 잡는 티켓팅이다. 콘서트가 열리는 공연장은 대형 공연장인 잠실 주경기장으로, 3만명 이상 수용 가능했지만 자리 잡는 일은 쉽지 않았다. 

이는 자리가 간절한 팬들과 콘서트 티켓을 암표로 파는 사람들 때문이다. 수수료만 내면 콘서트에 참여할 수 있는 무료 콘서트지만, 돈을 내고 자리를 구한 관객의 비율도 상당했다. 티켓팅에 실패해 표를 구하거나, 이미 표가 있더라도 더 시야가 좋은 앞자리로 옮겨가기 위해 좋은 자리를 구한다는 사람들이 많았다. 트위터에 ‘더케이콘’이라고 검색하면 바로 추가금을 받고 티켓 표를 판다는 양도 글이 떴다. 

단순히 돈을 받고 티켓을 사고파는 방식이 아니더라도, 암표를 구하는 방식은 다양했다. 콘서트 예매 전 수고비를 주고 자신의 예매 사이트 계정을 알려준 뒤 ‘대리 티켓팅’을 맡기는 방식도 있다. 주로 콘서트 예매 성공 경력이 많거나 매크로 프로그램을 잘 다루는 사람에게 맡긴다. 매크로 프로그램의 정의는 반복작업을 자동화시키는 컴퓨터 프로그램이지만, 티켓팅에 쓰일 때에는 인간이 할 수 없는 속도로 좌석을 클릭해 예매를 성공시키는 프로그램을 말한다.

‘아이디 옮기기’라는 것도 있다. 콘서트 입장 전 예매자가 입장자 본인인지 엄격하게 확인할 경우 일반적인 표 양도의 방법으로는 걸릴 수 있으므로 시간을 약속해 양도자가 표를 취소하고 양수자가 바로 취소표를 잡는 것이다. 중간에 다른 사람에게 취소한 표를 뺏길 수 있으므로 빠른 클릭을 위해 메크로 프로그램을 이용한다. 혹은 2인 표를 예매한 다음 데려갈 동반인을 돈을 받고 구하는 일도 있다.

이런 티켓팅 문화는 많이 비판받아 왔다. 콘서트 주최 측에서도 암표 근절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해결이 쉽지 않은 실정이다. 매크로 프로그램을 사용한 것으로 의심 가는 표를 취소시킬 수도 있지만, 정상적으로 예매한 관객이 표를 취소당해 피해를 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관객들 사이에서는 엄격한 본인 확인과 양도표 신고만이 방법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시큐리티도 못 막는 좌석 이동

많은 사람이 몰리며 발생하는 혼란을 막기 위해 티켓팅을 하고 지정좌석제를 실시해도 콘서트 행사시 질서를 유지하기 쉽지 않다.

단적인 예로는 무차별적인 좌석 이동이 있다. 콘서트가 시작하기 전, 사람들이 입장하는 틈을 타 빈 좌석으로 이동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벤트석으로 예매가 불가능했던 좌석으로 이동하려는 목적이었는데, 그 과정에서 주인이 있는 자리에 앉은 탓에 원래 좌석의 주인이 자리를 빼앗기는 불상사가 벌어지기도 했다.

마지막 순서를 앞두고는 가수를 더 가까이서 보기 위해 너나 할 것 없이 의자를 끌고 앞으로 이동하기도 했다. 원래는 정사각형으로 구역을 나눠 통로를 확보하고, 시큐리티의 통제를 받았지만 대형이 흐트려져 무대와 돌출 무대를 기준으로 빙 둘러앉은 형태가 되었다. 원래 앉아있던 구역의 간이 펜스 또한 움직이는 사람들에 의해 옆으로 치워졌다. 시큐리티는 의자를 버리고 앞으로 온 팬들에게는 좌석으로 가라고 호통쳤지만, 의자를 끌고 온 경우에는 막을 수 없었다. 관객들은 더 쾌적하게 관람하기 위해 앞 좌석으로 옮기려 한 것이지만, 결과적으로는 더 큰 혼란을 불러일으킨 셈이 되었다.

글로벌 공연 문화를 위해

케이팝은 한국을 넘어 전세계로 퍼져나간 한국의 대표적인 문화라고 하기에 손색이 없다. 다만 한류를 넘어 한류 팬들 또한 전세계에 자랑할 만한 공연 문화를 만들어나갔으면 하는 바람이다. 암표 문제는 예전부터 심각하여 한류 팬들 사이에서 자정의 물결이 일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암표 근절은 쉽지 않다. 공연장 내부에서의 관람 문화 또한 관객들의 배려가 필요한 부분이 많다. 특히 사람이 많이 몰리는 공연의 경우에는 안전상의 이유로도 그러하다. 어느 정도의 혼란은 피할 수 없겠지만, 그 와중에서도 질서정연한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면 공연장에 함께한 관객 모두가 더욱 좋은 경험을 할 수 있을 것이다.

김성원(ESG기자단) sarkakorea@gmail.com

<저작권자 © 지속가능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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