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범죄자 ‘데이비드 게일’도 순교자가 될 수 있을까

기사승인 2021.05.02  00:5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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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데이비드 게일 / 출처 다음 영화


※ 해당 글은 영화 「데이비드 게일」의 강력한 스포일러를 포함하고 있습니다. 반전이 중요한 영화로 관람 전 감상을 주의 바랍니다.

 

영화 감상 계기

 

최근, 양천구 양부모 아동 학대 살인 사건(일명 ‘정인이 사건’)의 양모 장 씨가 사형을 구형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뉴스를 접하고 사형 제도에 대한 관심이 생겨 대한민국의 사형 제도에 대하여 알아보았다. 대한민국은 사형을 구형하는 일도 많지는 않지만, 실제로 사형을 집행하는 경우는 더더욱 드물다. 대한민국에서 집행된 사형은 청산가리 연쇄 살인 사건의 범인 김선자가 마지막으로, 1997년 12월 30일에 행해졌다. 마지막 사행 집행이 20년 이상 지났기 때문에, 대한민국은 국제앰네스티 기준에서 실질적 사형폐지국으로 분류된다. 사형 제도의 존폐는 칸트, 베카리아 등 수많은 사상가들끼리도 서로 다른 주장을 펼칠 만큼 아주 오래전부터 논란거리였다. 사형에 관한 나의 생각을 돌아보기 위하여 사형 제도를 다룬 영화 「데이비드 게일」을 감상하게 되었다.

 

영화 줄거리

 

「데이비드 게일」은 사형의 위험성을 담은 영화이다. 작중 주인공인 데이비드 게일은 대학교수이자 사형 폐지론자로서 활동하고 있었다. 그러던 중, 옛 제자 벌린을 강간하고 친구 콘스탄스를 강간 및 살해했다는 누명을 써 사형을 선고받게 된다. 그러나 사형 집행을 며칠 남겨두고 기자 비치를 불러 인터뷰를 시작한다. 비치는 그의 무죄를 입증할 증거를 찾아내지만, 증거를 전달하기 전 그의 사형이 집행되고 만다. 그러나 사실은, 줄곧 사형을 반대해오던 게일이 사형의 불합리성을 알리기 위하여 벌인 자작극이었다.

 

영화 해석

 

사실 이 영화는 진지한 주제를 바탕으로 어려운 내용을 담고 있지만, 전개 과정에서 대부분의 복선을 비교적 친절하게 설명해준다. 그런 「데이비드 게일」에서 가장 논란이 많은 부분은 벌린이 게일을 강간으로 신고하고 나중에 사과의 편지를 보낸 점일 것이다. 벌린은 출석 점수가 나빠 낮은 학점을 받을 위기에 처해 있었고, 그 때문에 게일을 유혹해 만회하려 했지만 실패하고 퇴학을 당하고 만다. 퇴학 후 열린 파티에서 벌린은 게일과 성관계를 맺었고, 게일은 강간 혐의로 체포, 아내에게 이혼을 요구받는다. 게일이 사형된 후 그의 조력자가 전처에게 벌린의 편지와 함께 많은 돈을 건네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는 당시 외도 중이었던 아내가 이혼을 수월하게 하려고 벌린과 협력했을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실제로 이 사건으로 게일은 이혼뿐 아니라 면접교섭권을 박탈당했고 후에는 콘스탄스 강간 살해죄까지 추가되어 사형을 선고받았다.

 

사형에 대한 필자의 견해

 

사형은 인위적으로 인간의 목숨을 끊는 행위이다. 물론 이때 그 대상은 연쇄살인범과 같은 흉악범으로 제한하지만, 일종의 살인이라는 점에서 많은 논란이 있어 찬반 토론의 단골 주제로 사용된다. 「데이비드 게일」은 사형을 반대하는 내용이었지만, 나는 사형에 대하여 찬성하는 입장이다. 물론, 수많은 사상가들이 말한 것처럼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고 매우 존엄한 존재이다. 모든 생명은 존중되어야 마땅하며, 영화에서처럼 오판의 가능성도 완벽하게 배제할 수는 없다. 그러나 사형으로 얻을 수 있는 효과가 훨씬 더 많다.

 

우선, 앞서 언급했듯 사형은 단순 범죄자가 아닌 사회적으로 큰 반향을 일으킨 흉악범들에 한해 선고가 내려지는 형벌이다. 타인의 목숨을 앗아가는 등 타인에게 되돌릴 수 없는 큰 피해를 준 만큼, 그에 준하는 형벌을 받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또한 일반적으로 사형보다 한 단계 아래의 형벌은 종신형인데, 이 경우 그 수감자를 위하여 필요한 공간과 음식 등을 평생 제공해야 하기 때문에 국가 경제에 큰 손실을 준다. 이는 보통 세금으로 운영되므로, 한 명의 범죄자를 모든 국민이 부양하는 셈이 되는 것이다. 그뿐만 아니라 만약 사형 대신 종신형이 선고되거나, 사형을 선고받더라도 형이 집행되지 않는다면 국민들의 정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 해당 범죄자가 어딘가에 살아 있고, 또 운이 좋게 모범수 등의 방법으로 가석방을 받을 가능성이 항상 존재하기 때문이다. 이는 해당 사건의 피해자뿐만 아니라 모든 국민들에게 불안감을 안겨주는 것이다. 즉, 우리는 사형을 집행함으로써 경제적인 이익을 얻을 수 있고, 국민의 정서에 안정을 주는 효과까지 얻을 수 있다. 이러한 많은 이유들 때문에 사형이 꼭 필요한 제도라고 생각한다.

 

영화의 시사점

 

「데이비드 게일」은 일종의 순교자로서 인생을 마감했다. 그러나 그는 사형이 무고한 희생자를 낳을 수 있음을 강조하기 위하여 자작극을 벌였다. 이것은 모든 증거가 한 사람을 향하도록 조작하여 특정 인물이 무조건 범인으로 지목당하도록 하는 일종의 ‘함정 재판’ 같은 것이었다. 게일의 이러한 행위는 수사 기관에 불필요한 인적, 물적 자원을 낭비하게 하였으며 입법 기관에 대한 국민의 신뢰도를 떨어뜨렸다. 물론 그의 염원대로 사형 제도 폐지로 여론을 다수 기울이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결론적으로는 게일 그 자신과 그의 친구 콘스탄스를 죽인 것이므로 사형에 반대한 그의 입장과도 모순되는 면이 있다. 콘스탄스 역시 강력한 사형 폐지론자로 백혈병으로 죽음을 앞두고 있었지만, 그녀와 함께 이런 사건을 벌인 게일은 적극적인 자살 방조죄에 해당하며 사실상 살인자라고 볼 수 있다. 그런 그가 ‘순교자’로 추앙받을 수 있을까? 사형 제도의 존폐에 더하여 이 역시 생각해봐야 할 지점이다.

 

육다원 바람 온라인 저널리스트 yess@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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