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돌아오라, 노란 잠수함

기사승인 2021.04.27  23:41:34

공유
default_news_ad2

“We all live in a yellow submarine

(우린 모두 노란 잠수함 안에 살아)

Yellow submarine, yellow submarine

(노란 잠수함, 노란 잠수함)”

 

세계적인 락 밴드 ‘비틀즈’의 노래, <Yellow Submarine>의 가사이다. 존 레논과 폴 매카트니가 작사·작곡을 맡고 링고 스타가 리드 보컬을 맡은 이 노래는 1966년 발매 당시 미국의 빌보드 핫 100(Bilboard Hot 100) 차트 2위까지 올라간 비틀즈의 명곡으로 꼽힌다. 현재 영국에서 동요로 불리고 있는 이 노래는 1969년 개봉된 동명의 애니메이션의 사운드 트랙이기도 하다.

 

바다 속을 유영하는 노란 잠수함

 

그렇다면 이 노래에 영감을 받아 제작된 애니메이션의 내용은 어떨까. 깊은 바다 속에 살고 있는 ‘블루 매니족’은 평화로운 나라인 ‘페퍼랜드’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이 족장의 귀에 거슬린다며 무차별적인 공격을 퍼붓는다. 그곳에서 간신히 생존한 ‘프레드’는 노란 잠수함을 타고 비틀즈를 찾아가 페퍼랜드를 구해달라고 간청한다.

 

영화 <노란 잠수함>(Yellow Submarine) 사운드 트랙 클립 캡처 / 출처: 유튜브

 

노란 잠수함은 바다 속에서 궃은 일들을 경험한다. 시간이 왜곡된 바다에서 헤매기도 하고 괴물을 만나 고전하기도 한다. 잠수함 안의 비틀즈 멤버들은 노란 잠수함이 거치는 곳마다 새로운 경험을 하며 페퍼랜드에 평화를 다시 가져오기 위한 여정을 계속한다. 그러다 노웨어맨 (Nowhere Man)이라 불리는 ‘제레미’를 만나게 된다. 그는 자신의 지식에 도취한 인물로 어줍잖은 지식인의 모습을 보여주지만, 링고 스타의 도움으로 세상 (Somewhere)으로 나오게 된다. 마침내 제레미의 재치있는 전략으로 블루 매니족은 페퍼랜드와의 공생을 택하게 된다.1)

 

노란, 잠수함, 그리고 우리

 

우리에게 ‘노란’과 ‘잠수함’은 어떤 의미를 갖는가? 비틀즈는 노란 잠수함은 그저 노란 잠수함일 뿐이라고 말했지만, 2021년의 우리에게는 조금 다른 의미로 다가온다.

 

잠수함은 수중을 항해하도록 설계된 함선이나, 이따금 침몰하기도 하는 존재이다. 며칠 전만 해도 인도네시아의 잠수함이 침몰해 승조원 53명 전원이 사망한 참사가 발생했다. 우리에게 ‘배’와 ‘노란’이라는 단어는 어느 날 가라앉아 버린 배와 그 배 안에 있던 사람들을 연상하게 만든다. 그 배는 본래 잠수함은 아니었지만, 4월 어느 날 바닷속의 잠수함이 되어 3년을 그 속에서 머물러 있었다

 

그 배는 3년 동안 나오지 못했다.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은 한 명씩, 혹은 두세 명씩 뭍 위로 나오기도 했지만 그 배는 계속 바다 속에 있었다. 사람들은 노란색의 리본을 옷에, 가방에 걸며 가라앉은 배 안의 사람들이 무사히 돌아오기를 기도했다. 그러나 ‘무사히’ 돌아온 이들보다 그저 돌아오기만 한 사람들의 수가 더 많았다. 아예 돌아오지 못한 사람도 있었다. 그리고 그 배는 뭍 위가 시끄러웠던 3년 동안 가만히 바다를 구경하는 수밖에 없었다.

 

그 배는 3년 뒤, 바다 밖으로 나와 카메라에 찍히기도 하고 그저 돌아오기만 한 사람들의 가족과 대면하기도 했다. 그 배는 그동안 움직이지 않는 노란 잠수함이 되어 움직이는 바다와 하나가 되어 있었다. 물고기가 머물렀을 테고, 해초가 스르르 감겼을 테다. 뭍 위의 삶은 끝나고 바닷속 삶이 시작된, 그 시간의 경계도 불분명한 이들과 함께 시간을 보냈을 테다.

 

그 날 이후 3년 뒤, 마침내 바다 밖으로 나온 그 배 / 출처: 영화 <당신의 사월> 스틸컷

 

다시 노래로 돌아가 보자. 폴 매카트니는 한 늙은 선원이 자신이 살았던 곳, 잠수함을 어린 아이들에게 들려주는 모습을 상상하며 이 노래를 작곡했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잠수함 속에서 아이들이 즐겁게 뛰노는 장면을 그렸다고도 말했다. “And our friends are all on board(우리 친구들은 모두 배에 타)/Many more of them live next door(대부분 바로 옆집에 살지)/And the band begins to play(그리고 밴드가 연주를 시작해)”라는 구절에서 그의 말을 확인할 수 있다.

 

노랫말 속 노란 잠수함은 아이들의 유토피아다. 그러나 대부분 바로 옆집에 살고 배에 탄 후 즐거워 했을, 여느 아이들의 노란 잠수함과는 많이 다르다. 눈물과 그리움이 가득한 이 잠수함이 왜 잠수함이 되어야만 했는가의 진실도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돌아오라, 노란 잠수함

 

그 배는 바닷속에 있을 때나 뭍 위에 있을 때나 사람들에게 상처를 안겼다. 그 배는 영문을 모를 테지만 그 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울었고, 아직도 진실을 위해 싸우고 있다. 또 그 배의 이름은 하나의 상징이 되어 추모되기도 하고, 조롱받기도 했다. 광화문에서, 여의도에서, 효자동에서, 온갖 곳에서 이름을 불리며 사람들이 영원히 잊을 수 없고 그래서도 안 될 존재가 되어 있었다.

 

올해는 그 날에 태어난 아이들이 마침내 초등학교에 들어간 해이다. 그때 그 아이들이 커서 학교에 들어갈 그 시간 동안 뭍 위는 얼마나 시끄러웠는가. 그러나 이 시끄러움은 계속되어야 한다. 페퍼랜드의 평화를 위해 그 날, 그 배가 겪은 일에 대해 우리는 계속 목소리를 내야 하고, 블루 매니족의 공격에 맞설 수 있어야 한다. 그렇기에 우리는 노란 잠수함을 계속 탈 수밖에, 노란 잠수함이 할 일을 다 마치고 돌아갈 그 날을 기다릴 수밖에 없다. 노란 잠수함은 모든 일의 시작이자 그 해결책인 것이다.

 

“Everyone of us has all we need

(우린 우리가 필요한 게 다 있어)

Sky of blue and sea of green

(푸른빛의 하늘, 초록빛의 바다)

In our yellow submarine

(우리의 노란 잠수함 안에서)”

 

이 노래의 화자인 아이들은 노란 잠수함에서 평생 살 수 있을 것처럼 말한다. 필요한 게 다 갖춰진 잠수함 속에서 행복을 노래한다. 그러나 우리의 노란 잠수함, 그 속에 있어야만 했던 아이들에게는 다르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그 배에서 나와 영원한 별이 되었지만, 아직도 우리는 그들이 잠수함 속에 있던 날들의 아픔을 잊지 못하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링고 스타를 만나 노란 잠수함과 함께 페퍼랜드의 평화를 되찾은 제레미가 되어야 한다. 그 날, 그 배는 이 사회의 수많은 제레미를 눈 뜨게 하고 이 사회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 그러나 우리는 더 많은 제레미가 필요하다. 노란 잠수함이 할 일을 다 마치고 본래 있어야 할 곳으로 돌아오기 위해 말이다. 우리 페퍼랜드의 평화를 되찾기 위해 힘쓸, 수많은 제레미의 탄생을 응원한다.

 

---------------------------------------------------------------------------------------------------------

1. 중앙일보, "비틀즈의 노란잠수함 (Yellow Submarine)", https://news.joins.com/article/498201

 

 

오경진 지속가능저널 인턴 기자 yess@live.com

<저작권자 © 지속가능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