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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더 이상 TV 앞에 앉지 않는 이유-관찰 예능의 위기

기사승인 2021.04.24  21: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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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더 이상 TV 앞에 앉지 않게 됐다

 

우리 가족은 언젠가부터 TV 앞에 앉지 않게 됐다. 주말마다 우리에게 큰 웃음을 주었던 TV에는 뽀얗게 먼지가 쌓인 지 오래다. 자연히 둘러앉아 예능을 보며 담소를 나누고 박장대소를 하는 일도 없어졌다. 이는 비단 우리 가족만의 경향은 아닐 것이다. 요즘은 TV를 구매하지 않거나, 있던 TV를 없애는 가족도 많아지는 추세다. 한때는 필수 가전제품으로 여겨지던 TV와 큰 웃음을 주었던 TV 예능이 왜 사람들의 삶의 뒷전으로 물러나게 된 것일까?

 

매력을 잃은 관찰 예능

 

이 현상은 여러 요소의 종합적인 결과로 원인을 하나로 집어 설명할 수는 없다. 유튜브 등의 플랫폼, 넷플릭스와 왓챠 등 OTT 서비스의 발달도 요인들로 꼽을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가장 큰 요인은 ‘요즘의 TV 프로그램이 사람들의 흥미를 끌 만큼 매력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사람들이 TV 프로그램에 큰 싫증과 피로를 느끼고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TV 프로그램 유형이 있지만 나는 TV 예능, 그중에서도 ‘관찰 예능’의 문제점에 대해 주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관찰 예능의 성장 배경은?

 

‘미운 우리 새끼’, ‘나 혼자 산다’. 모두 예능 시청률 상위권의 프로그램으로 가장 대표적인 관찰 예능이다.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관찰 예능’이란 다큐에 가까울 정도로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하면서 관찰 카메라 형태로 구성된 예능 프로그램을 말한다. 보통 연예인들의 삶을 관찰 카메라로 담아 편집하고 이를 스튜디오에서 다른 연예인들과 함께 감상한 것을 송출하는 형태이다. 과거, 주를 이루던 버라이어티 예능에 식상함을 느낄 때쯤 혜성처럼 등장한 관찰 예능은 신선한 형식으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정리되지 않은 방에, 우악스럽게 밥을 먹고, 육아에 지쳐 눕는 연예인들의 모습은 우리에게 친숙함을 준다. 여기에서 관찰 예능의 첫 번째 특징이 드러난다. 연예인의 민낯을 끄집어내어 시청자로 하여금 거리감이 느껴지던 연예인들의 삶이 실제론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다고 느끼도록 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시청자들은 큰 공감대를 형성하게 된다. 관찰 예능의 또 다른 특징은 제작진의 개입을 거의 없다시피 할 정도로 최소화한다는 점이다. 프로그램 전반에 적극적으로 개입한 과거 제작진과 달리 관찰 카메라로 촬영된 연예인들의 삶을 편집하는 정도의 역할만 주로 수행한다. 따라서 설정이 아닌 실제 연예인들의 진솔한 모습을 보길 원하는 시청자의 욕구를 충족시킨다.

 

관찰 예능의 고질적인 문제점

 

이렇듯 여러 장점으로 인기를 끈 관찰 예능이지만 여러 가지 문제점도 안고 있다. 관찰 예능 형식의 고질적인 문제점과 최근 관찰 예능의 변화로 인한 문제점으로 나눠서 생각할 수 있다. 먼저, 관찰 예능의 고질적인 문제점은 ‘힐링’이 아닌 ‘지루함’으로 흐르기 쉽다는 점이다. 관찰 예능은 연예인의 삶을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고, 때문에 버라이어티 예능의 강점인 ‘큰 자극과 재미’보단 잔잔한 분위기가 주를 이룬다. 프로그램의 시작부터 끝까지 이러한 분위기를 고수하기 때문에 시청자들은 쉽게 지루함을 느낄 수밖에 없다. 예능의 존재 이유이자 유일한 목표는 시청자에게 웃음을 주는 것이다. 물론 각자의 웃음 포인트는 다르지만, 과거의 버라이어티 예능이 현재의 관찰 예능보다 ‘웃기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두 번째로 관찰 예능은 시청자의 ‘관음증’을 보다 노골적이고 음흉하게 충족시킨다는 점이다. 연예인의 진솔한 삶을 드러낸다는 취지 자체는 나쁘다고 할 수 없으나, 방송사가 이러한 명목하에 시청자의 관음증을 이용할 가능성도 충분히 존재한다. 연예인의 사생활을 어디까지 공개할 것이냐에 대한 기준이 명확하지 않고 전적으로 방송사의 판단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방송사는 시청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더 자극적인 형식을 취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연예인의 사생활 침해 문제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공식 사진 / 출처: 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

 

가장 중요한 건 관찰 예능의 ‘변질’

 

하지만 모든 예능은 형식상의 단점을 가지고 있으며, 모든 사람의 욕구를 완벽히 충족시킬 수 잆다. 우리가 더욱 집중해야 하는 문제점은 최근 관찰 예능의 변질이다. 최근의 관찰 예능은 관찰 예능 형식 본래의 장점과 신선함마저 퇴색시키고 있다. 그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점은 ‘더 이상 솔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처음의 관찰 예능은 제작진의 개입을 최소화하고 말 그대로 연예인의 삶을 가식 없이 그려내 인기를 얻은 것이다. 하지만 최근의 관찰 예능에선 제작진이 출연자에게 캐릭터와 설정을 부여하고 상황을 꾸며내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따라서 시청자는 관찰 예능의 주 무기인 신선함, 친숙함을 느끼지 못하고 ‘배신감’마저 느끼게 된다. 솔직함을 잃는 순간 관찰 예능은 관찰 예능으로서의 빛을 잃게 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이러한 경향은 시청자의 박탈감 조성으로 이어진다. 연예인의 꾸며진 삶과 가식적인 모습을 보며 시청자는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된다. 또한, 과거 모든 출연자가 몸을 아끼지 않는 살신성인의 태도로 웃음을 준 버라이어티 예능과 달리 집과 스튜디오 녹화로 이루어지는 관찰 예능은 속된 말로 ‘참 쉽게 돈 번다.’는 인상을 준다. 물론, 숨겨진 노력과 어려움이 존재하겠지만 방영되는 결과물만 보게 되는 시청자의 입장에서는 충분히 느낄법한 생각이다. 상대적 박탈감이 큰 문제 중 하나로 떠오르는 한국에서 광고를 포함한 호화스러운 집, 좋은 가구 등이 그대로 방영되는 관찰 예능은 독과도 같다.

 

끝마치며

 

‘무한도전, 1박 2일이 그립다.’ 현재 관찰 예능 클립에서 심심찮게 볼 수 있는 댓글이다. 이를 단순히 추억 회상이나 원색적 비난으로 여기는 것은 곤란하다. 과거와의 비교는 제작진이 가장 경계해야 하며 위기의식을 느껴야 하는 지점이다. ‘그들만의 리그. 친목회’로 변화해가는 관찰 예능은 더 이상 시청자들에게 큰 웃음을 선사하지 못한다. 이제는 제작진이 변질된 관찰 예능에 위기의식을 가지고 재정비할 시기이다. 우리의 TV에 뽀얗게 먼지가 쌓여가는 이유, ‘국민 예능’이 사라진 이유. 모두 여기에 있지 않을까.

 

김나현 바람 온라인 저널리스트 yess@live.com

<저작권자 © 지속가능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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