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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구마사 ー 진짜 귀신보다 무서웠던 역사 왜곡

기사승인 2021.04.04  01:32: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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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스튜디오플렉스, 크레이브웍스, 롯데컬처웍스

 

 

논란의 시작

 

지난 3월 22일, SBS 월화 드라마 「조선구마사: 괴력난신의 시대」(이하 ‘조선구마사’)가 새롭게 선을 보였다. 그러나 첫 방송이 끝나자마자 중국식 소품의 사용과 등장인물의 대사 문제로 역사 왜곡 논란이 크게 들끓었다. 특히, 최근 중국 측에서 우리의 전통을 자국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일명 ‘동북공정’을 시도하고 있어 ‘조선구마사’는 누리꾼들의 강력한 비판을 받았다. 논란이 일자 SBS 측은 1주일간의 휴방을 거쳐 논란이 되는 부분을 수정하겠다고 밝혔으나, 모든 광고의 계약이 해지되고 비판이 계속되자 3월 26일 편성을 전면 취소했다. ‘조선구마사’는 사전 제작 형식으로 이미 드라마의 대부분이 완성된 상태였으나, 결국 논란으로 폐지되면서 모든 영상이 폐기 처리되었다.

 

‘조선구마사’ 속의 역사 왜곡

 

사실 ‘조선구마사’는 방영 전부터 역사 왜곡 논란이 있었다. 언론에 최초로 공개되었던 시놉시스에는 이성계(태조)가 조선을 건국하는 과정에서 로마 교황청의 구마사와 생시(악령이 깃든 좀비)의 도움을 받는다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었다. 이러한 설정에 비판이 일자 제작사 측에서는 문제가 될 만한 시나리오를 모두 수정했다고 밝혀 논란을 일단락시켰다. 그러나 1회가 방영된 후에는 이보다 더 큰 파문이 일었다. 드라마 속에서 등장한 간식이 한국 전통 과자인 한과나 약과 등이 아니라 중국의 월병과 피단이었으며, OST 역시 중국의 전통 악기인 고금과 고쟁을 사용하였다. 게다가 기방은 중국풍으로 장식되어 있는 데 반해 기생들은 가채에 한복을 착용하고, 남성 배우들이 모두 갓을 쓰고 있지 않아 한국 문화와 중국 문화의 구분을 모호하게 만들었다. 이뿐만 아니라 태종이 환청에 빠져 백성을 학살하거나 왕족인 충녕대군(세종)이 서양인 신부의 시중을 드는 장면을 삽입하였다. 결정적으로 충녕대군의 ‘목조(충녕대군의 조상)가 기생 때문에 야반도주를 한 핏줄이 어디 가겠느냐’는 대사는 조선 왕실을 모독하기에 충분했다.

 

분노를 키운 어설픈 해명

 

‘조선구마사’ 측은 드라마의 공간적 배경이 명나라의 국경 지역인 의주 근방으로 설정되어 있기 때문에 중국의 영향을 받았을 것이라는 상상력의 결과이며 드라마 자체가 악령 등 판타지 요소를 가미했기 때문에 동북공정을 포함하여 역사 왜곡과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태종 재위 시절인 시대 배경상, 명나라는 조선과 국경을 맞대고 있지 않아야 하며, 의주 역시 고구려나 발해의 지배하에 있던 지역으로 고려시대 서희의 외교 담판으로 잘 알려진 강동 6주 중 하나이기 때문에 해명에도 오류가 있다. 심지어 제작진은 드라마 속의 중국식 음식이나 복장에 대해서만 해명했을 뿐, 조선 왕실을 비하하는 내용에 대해서는 언급조차 하지 않아 시청자들의 분노를 키웠다.

 

대중매체 속 동북공정

 

동북공정이란 중국사회과학원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진행했던 동북 변강의 역사 및 현상 관계를 체계적으로 연구한 프로젝트를 말한다. 그러나 중국은 표면적인 의도와는 달리 이 프로젝트를 통해 한반도의 역사와 문화를 자국의 것으로 편입시키려 했고 그 시도는 현재진행형이다. 최근 동북공정이 크게 주목받고 있어 ‘조선구마사’가 특히 뭇매를 맞았지만, 한국 대중매체의 동북공정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주몽(2006)’의 유화부인은 고대 중국식 복식을 입고 있으며 ‘광개토태왕(2011)’의 고구려 장수들은 명광개(당나라 갑옷)를 착용하였다. 심지어 ‘안시성(2018)’은 당나라군과 싸우는 고구려군이 중국풍 갑옷을 입은 채로 등장한다. ‘조선구마사’ 작가 박계옥의 전작인 ‘철인왕후(2020)’에서도 ‘조선왕조실록이 찌라시’라는 대사가 등장하여 논란이 된 바 있다. 특히 이번 ‘조선구마사’는 중국 스트리밍 사이트 ‘위티비’에서 북한 건국의 역사적 사실에 바탕을 둔 드라마로 소개된 바 있으며 국제 청원 사이트에서 넷플릭스 방영을 요구하는 청원이 등장하는 등 아직까지도 경계를 필요로 한다.

 

일상 속에 스며드는 동북공정

 

중국은 동북공정 프로젝트 이후로 한국의 문화를 자국으로 예속화하려는 시도를 지속해왔다. 그 내용으로는 고구려를 중원 문화권 영향을 받은 한 제국의 지방 정권 또는 중국 변강 지구의 소수 민족 정권으로 폄하하거나 조선족을 중국의 소수 민족이라고 주장하는 등이 있는데, 중국의 동북공정은 이에 그치지 않고 한국의 전통 의상인 한복(韓服)을 한푸(汉服)와 동일시하거나 한국의 대표 음식인 김치를 중국의 파오차이의 영향을 받은 것이라 주장하는 등 일상적인 부분까지 침투했다. 실제로 중국 최대 포털 사이트인 바이두에는 삼계탕이 광둥식 요리로 소개되어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강원도는 ‘한중문화타운 사업’이라는 이름으로 중국 전통 거리와 소림사 등 중국 문화 체험이 가능한 공간을 건설하려 하고 있다. 이는 강원도와 중국 인민일보 인민망, 대한우슈협회 등이 공동으로 추진하는 관광 사업으로 2022년 준공을 목표로 한다. 중국의 문화 침략이 강력하게 대두되는 상황에서 약 6000억이라는 거금을 들여 차이나타운을 조성하고 심지어 이 토지에 유적지가 근접해 있어 유적지 파괴의 우려까지 있다는 점에서 강력한 비판점을 지닌다. 현재 강원도의 한중문화타운 사업을 철회해달라는 국민청원이 1주일 만에 40만 명의 동의를 받는 등 국민들의 반발을 사고 있다.

 

동북공정을 경계해야 하는 이유

 

동북공정은 영토 지상주의 역사관에 입각하여 현재 중국 영토의 역사를 모두 자국의 역사로 편입시키려는 시도이다. 이러한 역사 왜곡은 사람들로 하여금 과거 한반도의 역사가 중국사의 일부인 것처럼 느끼게 하고 우리나라가 중국의 속국처럼 보이게 할 우려가 있다. 이뿐만 아니라 한국 문화를 모방과 표절에서 발생한 것처럼 속여 한국인들의 문화적 자긍심과 대외적인 한국의 이미지에 해를 끼친다. 지난 31일, 문화체육관광부에서는 매월 마지막 주 수요일을 ‘한복 입기 좋은 날’로 지정하여 한복 문화의 확산에 기여하기로 하였다. 이처럼 중국의 문화 침략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우리 모두 우리나라의 전통문화에 관심을 갖고 정확한 지식을 지니도록 노력해야 한다.

 

육다원 바람 온라인 저널리스트 yess@liv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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