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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 99,000원짜리 썩은 동아줄, 카카오 택시 프로 멤버십

기사승인 2021.04.02  22:04: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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택시는 비싸지만 편리한 교통수단이다. 예전에는 길에서 손을 내밀어 흔들며 지나가는 택시를 잡았다. 빈차가 언제 오나 하염없이 기다리기도, 목적지를 말했지만 단거리라며 거절당한 경험도 한 번쯤 해보았을 것이다. 심지어 역 앞에 줄지어 서 있는 택시에 단거리를 갈 승객은 타지 말아야 한다는 암묵적 룰이 있는 곳도 있다. 그러나 지금은 굳이 손을 흔들거나 정해진 콜 번호로 전화하지 않아도 쉽게 택시를 부를 수 있다. 카카오T, 타다, 티맵택시, 마카롱택시, 온다택시와 같은 다양한 택시 호출 앱이 있는데, 이중 가장 많이 쓰이는 앱은 카카오 택시로 불리는‘카카오T’이다.

 

카카오 프로 멤버십이란?

 

카카오는 2015년 최초의 택시 호출 앱인 카카오택시를 출시했고, 2017년 8월 카카오의 교통, 이동 관련 기능을 한데 모은 카카오모빌리티가 공식 출범하면서 현재 카카오택시의 시장 점유율은 80%에 달하게 되었다. 빠른 선점으로 택시 시장을 장악한 카카오는 2021년 3월 16일 월 99,000원의 ‘프로 멤버십’을 내놓았다. 택시기사가 한달에 9만9천원을 내면 멤버십에 가입하지 않은 기사보다 좋은 배차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첫째, 기사가 원하는 목적지의 콜을 빠르게 확인하는 ‘목적지 부스터’기능이 있다. 기사는 선호목적지를 설정해 그 목적지에 가려는 손님들의 콜을 가장 먼저 확인할 수 있다. 강남구를 미리 선택해둔다면 멤버십이 없는 기사들보다 먼저 강남구에 가려고 하는 승객의 콜을 받아볼 수 있다. 목적지 부스터에 해당하는 콜이 떠 있는 시간은 충분하기 때문에 누가 먼저 채갈까봐 전전긍긍하지 않아도 된다. 카카오에 멤버십이 없었을 때는 모든 기사들에게 하루에 딱 한 번, 한곳을 지정해 우선배차를 받을 수 있는 기회가 있었다. 그러나 목적지 부스터는 계속해서 다른 목적지를 설정할 수 있기 때문에 결국 무제한으로 우선배차를 받는 셈이다.

 

(사진1) 목적지 부스터/출처:카카오모빌리티 캡처

 

둘째, 주변의 실시간 콜 수요지도를 확인할 수 있다. 콜이 많이 뜨는 지역은 진한 색으로 표시가 되며, 비교적 적게 뜨는 지역일수록 색이 연해진다.

 

(사진2) 실시간 콜 수요지도/출처:카카오모빌리티 캡처

 

셋째, 기사가 특정 승객을 단골로 등록하면 단골승객이 가까운 거리에서 콜을 불렀을 때 다른 택시보다 우선배차 혜택을 준다.

 

비싼 프로 멤버십, 그 효과는?

 

언뜻 보기엔 굉장히 편리하다. 택시기사의 입장에서는 자신이 원하는 장거리를 선택할 수 있는 기회가 더 많아지고, 수요지도를 보고 단골도 태우며 수월한 운행을 할 수 있어 보인다. 그러나 카카오 프로 멤버십의 부담스러운 가격을 지불할 만큼의 효과가 있는지는 의심스럽다. 우선, 목적지 부스터는 사실상 하루에 한 번도 이용하지 못할 때가 많다. 선호목적지를 설정하더라도 그곳보다 더 좋은 장거리 콜이 걸려올 가능성이 높으며, 카카오 블루 택시가 먼저 콜을 채가는 경우도 부지기수이기 때문이다. 실시간 콜 수요지도도 실질적인 도움은 되지 않는다. 택시기사라면 이미 알고 있는 정보이고, 색칠된 범위가 넓기 때문에 기사들에겐 있으나 마나다. 단골 승객을 등록하는 것도 수입에 거의 영향을 끼치지 못한다. 단골이 콜을 부를 때마다 등록된 택시기사가 가까이 있으리란 보장이 없고, 만약 운이 좋아 콜이 연결된다 해도 승객 입장에서는 가까이 있는 일반 택시보다 멀리 있는 단골 등록 택시를 기다려야 할 수도 있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택시기사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 멤버십인 셈이다. 그러나 더 큰 문제는 따로 있다.

 

카카오의 독점과 택시업계의 미래

 

카카오는 선착순 2만명만 첫 달 서비스 차원에서 5만9천원으로 멤버십에 가입할 수 있도록 했다. 여전히 비싼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개시 3일만에 조기 마감되었다. 남보다 콜이 우선 배차된다는 메리트는 너무나 달콤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많은 가입자들은 이전과 비교했을 때 효과가 크게 다르지 않다며 프로 멤버십을 해지할 것이라고 이야기한다. 멤버십을 이용해도 배차에는 운이 따라야 한다. 게다가 콜을 부르는 승객과 가까이 있어도 더 멀리 있는 카카오 블루 택시가 콜을 받고 달려와 승객을 태우는 경우가 많아 멤버십 가입이 무용지물일 수도 있다는 합리적 의심이 든다. 그러나 막상 가입을 하지 않거나 해지하기에는 불안하다. 가입하지 않은 기사들은 카카오에 비싼 수수료를 내는 카카오 블루 택시에 이어 월 99,000원의 프로 멤버십 가입 택시에게도 밀리게 된다. 멤버십 가입 기사들도 생각만큼 혜택을 맛보기 어려운데, 일반 택시는 경쟁에서 얼마나 더 밀려날 것인가.

 

만약 멤버십 가입자가 더 늘어난다면 어떻게 될까? 그들끼리 또다시 콜 경쟁을 하게 될 것이고, 결국 월정액을 내지 않았을 때와 똑같은 상황이 올 것이다. 대기업 카카오는 돈을 빨아들이지만 택시기사들은 고정된 수요 앞에서 모두가 불리해진다. 카카오의 뒤를 따라서 다른 택시 플랫폼들도 돈을 받는다면 더 말할 것도 없다. 카카오는 멤버십 가입이 선택이라고 했지만 실제로는 불안감에 대부분이 반강제로 가입할 수밖에 없는 구조이며, 그렇게 되면 다른 플랫폼들도 당연히 돈을 받아야 된다고 생각할 것임은 자명하다. 사실 택시 호출 앱을 이용하는 대신 돈을 지불하는 것은 이상하지 않다고 생각할 수도 있다. 처음 카카오택시가 출시될 당시 카카오는 각종 할인권과 지원금을 기사와 승객들에게 뿌리며 국내 택시 호출 앱 시장을 장악했다. 따라서 카카오택시가 사람들에게 충분히 각인되어있는 지금 유료화를 하는 것은 자본주의 논리로써 당연하다. 그러나 카카오가 출시한 프로 멤버십의 금액은 합리적이지 못하다. 출시 전 택시업계와 충분한 상의를 거쳤어야 했다. 이유를 설명해주지 않은 채 택시기사들은 9만9천원이라는 가격을 통보받았다.

 

택시기사들이 정부로부터 코로나 재난지원금을 받는 이 시점에서 카카오는 반강제의 높은 월정액으로 기업윤리를 훼손하고 있다. 더불어 택시 산업의 중간자로서 지나치게 많은 이득을 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게 한다. 택시비는 정부에서 책정하기 때문에 우리와는 멀게 느껴진다. 택시기사와 카카오가 각자 가져가는 이득의 비율과 상관없이 승객이 내야 할 돈은 일정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한쪽에만 부담을 지우는 불합리한 사회를 막기 위해서 우리는 기업의 독점적 유료화에 대한 경각심을 가지고 앞으로의 택시업계의 행보를 바라봐야 한다.

 

김도연 / 바람 인턴기자 (http//baram.news / baramyess@naver.com

 

 

김도연 지속가능저널 인턴 기자 yess@live.com

<저작권자 © 지속가능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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