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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려한 다이어트보조제 광고, 정말 제품만 광고하는 걸까.

기사승인 2021.04.02  12:5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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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사회에서는 외모가 자본이고 경쟁력이라는 인식이 있다. 특히 젊은 세대의 여성들은 이 인식에 더 민감하고 예민할 수밖에 없다. 전통적 젠더관념과 자본주의가 합쳐져 여성에게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사회생활이 활발하고 인간관계도 넓어질수록 자신의 외모가 능력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힌다. 그리고 얼굴뿐만 아니라 몸매 가꾸기에도 신경을 쓰게 된다. 그렇게 여성들이 외모에 대해 가지는 관심이 날로 높아질수록, TV와 SNS 등 대중매체에는 다이어트 기구와 식품을 비롯해 여성들의 관심사를 반영한 광고와 PPL(간접광고)이 수두룩하다. 그중 단연 눈에 띄는 건 ‘다이어트보조제’광고다. 다이어트보조제는 음식의 성분 중 비만에 영향을 주는 성분을 몸이 흡수하지 않게 하여 체중감량을 도와주는 제품이다. 힘들게 땀 흘리며 운동하지 않아도 식사 전후로 먹기만 하면 살이 빠진다니, 얼마나 매력적인 제품인가. 게다가 의사의 처방을 받지 않아도 쉽게 접하고 구입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다이어트보조제 광고에 나오는 인기연예인들도 제품의 매력을 한 층 올리는 데 한 몫 한다. 그들의 늘씬한 몸매와 당당한 포즈에 여성소비자들은 현혹될 수밖에 없다. ‘저기 나오는 보조제를 먹으면 저 연예인처럼 나도 살이 빠지고 예뻐지겠지?’와 같은 기대감에 여성들은 제품을 구매하게 된다.

 

멋진 광고가 보여주는 제품의 장점만 믿고 다이어트보조제를 먹다 보면 처음에는 정말 효과가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바라봤을 때는 여성들에게 여러 방면에서 해를 끼칠 수 있다.

 

건강에 무해하고 효과는 만점이라는 다이어트보조제 광고, 그대로 믿어도 될까

 

다이어트보조제를 구매하는 여성들은 대부분 광고를 통해 제품을 접하게 된다. TV 광고나 SNS 광고, 유명인의 협찬 광고까지 여성들이 다이어트보조제를 미디어에서 볼 기회는 많다. 결국 다양한 제품들 중 어떤 걸 선택할지 고민하는 여성에게 광고가 주는 영향력은 엄청나다. 그런데, 여성들은 과연 그 광고를 그대로 믿고 제품을 구매해도 될까.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기 위해 제작되는 광고에는 제품의 장점만이 부각되어 있기 때문에 이를 인지하고 조심해야할 필요가 있다.

 

실제로 여러 다이어트보조제 회사의 공식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제품 설명을 보면, 대부분 제품의 효과와 장점만 길게 쓰여 있을 뿐, 올바른 사용 방법이나 부작용에 대한 설명은 보기 힘들다. 알록달록한 문구와 전문적으로 보이는 원료 설명을 계속 보다보면 소비자의 머릿속에는 제품의 좋은 점만 남는다. “부족한 영양을 채워 건강하고 활력 있게”, “굶지 않고 먹으면서 빼는 다이어트”, “유기농 원료로 체지방은 물론 콜레스테롤도 관리” 등과 같이 한눈에 구매욕을 불러일으키는 문구가 수두룩하다. 결국 여성들은 다이어트보조제가 쉬운 다이어트를 도와주면서 동시에 생기와 건강미까지 지켜줄 거라고 믿는다.

 

다이어트보조제의 장점을 설명하는 광고들/ 출처: 잔티젠, 요미핏 홈페이지 캡처

 

이렇게 광고만 믿고 꼼꼼히 정보를 찾지 않았을 때 생기는 가장 큰 문제는 역시 부작용이다. 매년 신고 되는 다이어트보조제 이상사례는 약 100건에 달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2018년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다이어트보조제 이상사례 중 소화불량이 가장 많고 체중증가와 가려움, 어지러움 등이 뒤를 잇는다. 다이어트보조제에 보편적으로 들어가는 원료인 가르시니아와 녹차추출물 등은 분명 체지방 감소에 효과가 있지만, 각각 위장 질환 유발이나 초조함, 불안 유발이라는 부작용도 지닌다. 처방받아 복용하는 약이 아니라는 생각에 비타민처럼 습관적으로 다이어트보조제를 섭취하는 여성들도 있다. 그럴수록 광고에서 과장해서 보여주는 효과와는 멀어지고, 오히려 건강이 악화되는 부작용과 가까워질 수 있다. 제품을 선택할 때 자신의 체질과 건강상태 등을 잘 파악하고, 올바른 정보를 수집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창 성장 중인 청소년에게도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

 

다이어트보조제는 성인 여성에게만 노출되고 소비되는 것이 아니다. 요즘은 10대 청소년들이 오히려 스마트폰을 더 자주, 능수능란하게 사용하기 때문에 사춘기에 접어든 여학생들도 다이어트보조제 광고를 볼 수 있다. 광고에는 청소년들 사이에서 유명하고 인기 있는 연예인이 주로 등장한다. 빠르게 변화하는 최신유행에 민감한 청소년들은 그런 연예인들을 우상화하고 따라하려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자연스레 연예인이 들고 있는 제품에 관심을 가질 수밖에 없다. 그렇게 되면 뒤따르는 문제들이 여럿 발생한다.

 

우선, 다이어트보조제에 지나치게 의존해 잘못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는 점이다.

한창 신체적으로 성장해야 할 시기에 충분한 영양 섭취는 필수인데, 단기간에 체중을 줄이기 위해 보조제 사용을 늘리고, 식사를 거르거나 매우 적은 양만 먹는 것이다. 이는 피로감이나 집중력 저하, 섭식장애, 또는 체형과 외모에 대한 과민반응 등의 신체적ㆍ정신적 부작용을 유발한다. 정작 학생의 본분인 학업에 열중하지 못하고 건강은 안 좋아지는 결과가 발생한다.

 

만일 경제적인 이유 등으로 구매를 하지 않아도, 제품 광고에서 제공하는 다이어트에 대한 이미지는 여학생들에게 분명 영향을 준다. 사춘기에 들어선 여학생들은 부쩍 외모에 신경을 쓰는 경향이 있다. 아무래도 여학생들이 남학생보다는 더 일찍부터 타인의 시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 그런 그들에게 다이어트보조제 광고 속 연예인은 일종의 ‘다이어트 목표 이미지’로 굳어지게 된다. 따라서 다이어트보조제를 먹지 않더라도 그 이미지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무리한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 이와 관련해 김율리 서울백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청소년의 경우 미디어 같은 외부 영향에 민감하고 취약하다"며 "성인보다 그런 부분이 아직 정형화되지 않아서 외부에 의해 훨씬 쉽게 변화가 된다"고 지적했다.

 

다이어트보조제가 청소년에게 판매금지인 것은 전혀 아니다. 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듯 각종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기에 섭취 시에는 각별한 주의를 해야 한다. 이왕이면 보조제도, 무리한 단식도 없이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로 하는 건강한 다이어트가 여학생들에게 우선이 되면 좋겠다.

 

사회적으로 규정하는 여성상에 자신의 모습을 맞추게 되는 여성들

 

다이어트보조제 광고 속에 남성연예인도 있지만, 거의 대부분 여성연예인이 등장한다. 게다가 그 여성연예인들은 대개 표준보다 체중이 덜 나가는, 누가 봐도 마른 체형을 보여준다. 그녀들이 자신을 따라하라는 듯이, 몸매 덕분에 자신감이 상승했다는 듯이 화면 속에서 멋지게 활보하면 화면 밖 여성들은 당연히 그녀들을 미(美)의 기준으로 삼게 된다. 의식하지 않더라도 은연중에 미디어가 내보내는 연예인의 모습은 우리의 미적 가치관을 뒤흔든다. 결국 많은 여성들은 수동적으로 받아들이게 된 그 가치관에 자신을 맞추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할 수밖에 없다.

다이어트보조제 광고 장면/ 출처: https://youtu.be/uXtX1BUe5k8 , https://youtu.be/3QWLfMlHFQc

 

자신도 만족하고, 타인에게도 호감을 살 수 있는 외모와 건강한 체형을 지니기 위해 체중 감량을 시도하는 건 좋은 일이다. 그렇지만 여기서 문제는 감량의 기준을 스스로 정하는 게 아니라 미디어 속 여성연예인에게 영향을 받아서 정한다는 것이다. 군살 하나 없고, 바람 불면 날아갈 것만 같은 마른 체형의 여성연예인이 광고에 나오면 “저렇게 마른 체형이 여성적이고, 예뻐 보이는 구나.”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리고는 광고 속 다이어트보조제를 구매해 그 모습을 기대하고 좇아간다. 그런데 TV 화면에는 실제보다 더 살집이 있어 보이게 나오기 때문에, 연예인들은 혹독하고 극단적인 식단으로 몸매를 관리한다. 이런 방법으로 만들어진 몸매를 여성스럽고 예쁘다는 이유만으로 일반인들이 따라 해도 되는 걸까.

 

또한, 광고에서는 “요즘시대 습관처럼 관리해”, “너도나도 관리해”, “진짜 아름다움의 시작”, “자기관리 완성”등의 대사를 여성연예인의 영상과 함께 내보낸다. 광고로 시청각적인 자극을 받는 여성들은 다이어트를 하지 않으면 뒤처지고 부족하다는 생각을 갖게 될 수 있다. TV에 나오는 15초짜리의 광고 이외에도 프로그램 협찬 광고, SNS 후기 광고 등도 많아지고 있어서 여성들이 다이어트보조제 광고의 영향을 받기 쉬워졌다. 결국 광고는 미디어로 여성적인 몸을 규정해 일반 여성들에게 영향을 주고 이익을 취한다. 화려한 광고가 감싸고 있는 다이어트보조제의 이면에는 사회적으로 획일화된 여성성이 자리한다.

 

‘보조제’라는 것을 꼭 기억하고 올바른 판단력을 키워야 한다.

 

힘든 다이어트를 간편하고 빠르게 도와준다는 이유로 인기몰이 중인 다이어트보조제. 그 제품의 종류와 광고는 나날이 늘어가고 있다. 하지만 다이어트보조제는 이름 그대로 ‘보조제’가 되어야지, ‘주제(主題)’가 될 수 없다. 여러 방면에서의 단점을 꼭 고려하고 살펴보면서, 여성들이 신체적인 건강과 주체적으로 세운 기준을 잃지 말아야 한다.

 

이런 제품 없이도 할 수 있는 건강하고 무해한 다이어트를 먼저 고안해보고 시도해보자. 그 편이 장기적으로도 여성의 신체와 정신에 큰 이득이 될 것이다. 쉽고 빠른 지름길에는 함정이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고희승 지속가능저널 인턴 기자 yess@live.com

<저작권자 © 지속가능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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