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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OP ASIAN HATE, 그러나 여전히 계속되는 아시아 혐오

기사승인 2021.03.28  12: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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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애틀란타 연쇄 총격 사건 보도 / 출처: YTN NEWS 유튜브 캡처

 

지난 3월 16일, 미국 조지아주 애틀랜타 일대의 마사지-스파 업소 3곳에서 연쇄 총격 사건이 일어나 최소 8명이 숨졌다. 대부분 아시아계 여성으로 알려진 가운데, 그중 4명은 한국인 여성으로 밝혀졌다. 이는 명백히 아시아계 혐오, 즉 인종 혐오에 따른 증오 범죄일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애틀랜타 경찰은 용의자가 인종적 동기가 아닌 성 중독으로 인해 범죄를 저질렀다고 진술했음을 밝히는 등 용의자를 두둔하는 듯한 발언으로 논란을 일으켰다. 이는 어디까지나 비겁한 변명일 뿐이다. 이번 사건을 계기로 미국 내 발생하는 인종 차별에 대한 확실한 근절과 분명한 사회적 변화가 필요하다. 이미 애틀랜타 총격 사건의 파장은 현재 미국 사회 전체로 확산되었고, ‘아시아계 생명도 소중하다’라는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작년 초 몰아닥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의 진원지가 아시아 국가인 중국이라는 사실은 미국 사회의 아시아계에 대한 배척심리를 더욱 불붙게 했다. 이번 애틀랜타 총격 사건과 유사하게, 최근 한국계 노인이 ‘묻지마 폭행’을 당하는 일도 발생했다. 경찰에 따르면 사건의 용의자는 피해자를 뚜렷한 이유가 관측되지 않는 상황에서 갑자기 폭행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이 두 사건이 주는 공통적인 특징은 무엇일까? 바로 미국이 지금과 같은 재난 시기일수록 인종에 따라 심하게 계층화되는 사회라는 것이다. 즉, 기존의 질서가 흔들리면서 불안과 분노가 한 사회의 취약집단과 유색인종으로 향하게 된다. 결국, 이번 애틀랜타 총격 사건은 백인과 다른 인종 집단 간에 끼어 분풀이 대상이 돼온 아시아계의 쌓인 분노와 위기감을 폭발시켰다. 이는 곧 미국 사회에 크고 무거운 숙제를 던진 셈이다.

 

미국 내 아시아계 혐오 및 인종 차별 문제

 

불과 일 년도 채 되지 않은 일이다. 아프리카계 미국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사건으로 미국 내에서는 ‘Black Lives Matter’을 내세운 시위가 한창이었다.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이 겪었던 혐오 범죄 피해는 얼마 지나지 않아 또 다른 혐오 범죄 피해로 미국 내 한인들에게 이어졌다. 아시아인 혐오 범죄는 이제 미국 사회의 심각한 현안이 된 것이다. 미국 내 한국인을 포함한 모든 아시아계 인종을 대상으로 한 혐오 범죄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고, 특히 여성과 노인을 폭행하거나 욕설을 퍼붓는 일이 다반사로 벌어지고 있다. 아시아인 혐오 범죄는 이미 위험 수위를 넘었고, 미국 사회 전반의 인식 전환이 시급하다. 자신의 정체성이 환영받지 못하고 미디어 등에서 재현되지 않는 사회에서 살아간다는 것은 상상조차 되지 않는다. 많은 이들에게 미국에서 아시아계로 살아간다는 것은 불안과 트라우마, 정체성 위기로 가득 차 있다.

 

STOP ASIAN HATE, 연대의 시작

 

아시아 혐오 반대 시위 확산 / 출처: SBS 뉴스 유튜브 캡처

 

그렇게 연대의 바람이 불어왔다. 그들은 더이상 숨지 않고 그들의 목소리로 세상에 소리쳤다. Stop Asian Hate (SAH)는 애틀랜타 총격 사건 이후 시작된 아시아인 인종 차별 금지 운동이다. 애틀랜타 총격 사건 경찰 발표에서 이 사건을 증오 범죄라고 보기 어렵고 성 중독으로 인한 범죄라는 가능성을 제기하면서 사건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더욱 커져갔다.

 

결국, 미국 내 인권단체와 한인 사회는 이 사건을 아시아인 증오 범죄라고 판단했다. 그리고 현재 미국에서는 아시아계 시민들이 인종 차별에 대한 문제를 더는 침묵하지 않는다는 의미로 시위와 집회를 열어 증오 범죄를 멈추기 위한 움직임들이 이어지고 있다. 시위를 위해 다양한 인종들이 곳곳에 모였고, 그들은 우리는 모두 똑같이 평등해야 하고 차별은 있을 수 없다고 소리쳤다. 인종 차별은 단순히 인종, 출신 국가, 피부색 등에 국한되지 않고, 종교, 문화적 차이와 결부되어 복잡한 추세로 흘러가고 결국 혐오 범죄로까지 이어지고 있다. 따라서, 이번 시위는 소외되고 취약한 집단에 대한 차별과 혐오를 멈춰야 한다는 것을 넘어, 폭넓은 다양성이 인정되어야 함을 보여준다. 또한, 모두가 공존해야 한다는 연대감을 높여주어 평등한 사회로 나아가는 또 다른 하나의 발판이 되리라 생각한다.

 

인종 차별 근절을 위한 노력과 사회적 변화가 필요한 때

 

이번 애틀랜타 총격 사건이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곳곳으로 퍼지면서, 해외에서는 이미 유명 할리우드 배우와 가수, 운동선수 등 다양한 유명인들이 인종 차별에 대한 분노와 공포를 표현했다. 국내에서도 다수의 연예인이 자신들의 SNS를 통해 인종 차별 금지 운동에 동참했다. 이 중에서도 애틀랜타 출신인 가수 에릭 남은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지를 통해 인종주의 사회에 대한 비판을 남겼다. 그는 “만약 당신이 애틀랜타에서 벌어진 아시아계 대상 폭력에 놀랐다면, 당신은 듣고 있지 않았던 겁니다.”라고 밝혔다. 그의 말대로, 우리는 그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Stop Asian Hate’ 시위를 포함한 인종 차별 근절을 위한 연대의 시작은, 아시안 혐오를 증언하는 수많은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고 힘을 실어주는 것에서부터 시작된다. 지구 건너편의 일이라고 생각하는 안일함으로 인해 침묵하는 것은 곧 우리 동포들의 목소리를 등한시하는 것이다. 우리 또한 언제 어디서든 인종 차별의 피해자가 될 수 있기에, 우리 자신과 미래 세대를 위해 절실히 필요한 변화를 능동적으로 만들어 가야 한다.

 

‘인종’, 우열은 없다

 

“모든 사람은 자유로운 존재로 태어났고, 똑같은 존엄과 권리를 가진다. 사람은 이성과 양심을 타고났으므로 서로를 형제애의 정신으로 대해야 한다.”

- 세계인권선언 제1조 -

 

인종은 차별이 아닌 차이일 뿐이다. 즉, 나와 다른 것을 인정하고 이해해야 한다. 전 세계가 건강하고 평화롭게 살아가기 위해서라도 인종적, 문화적 편견은 반드시 극복되어야 한다. 피부색이 다르고, 문화가 다른 것은 그저 차이일 뿐, 우열을 판단하는 근거가 아님을 인식해야 한다. 이번 애틀랜타 총격 사건을 통해 국내외 모든 아시아계는 그들의 목소리를 낼 수 있었고, 우리 역시 단지 안타깝게 바라보는 것에 머물러선 안 된다. 분노에 찬 외침이 미국을 넘어 아시아 전체를 울리고 있다.

양경민 바람 온라인 저널리스트 yess@liv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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