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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레기, 잘 버리고 있나요?

기사승인 2021.02.15  02: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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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발생 이후 우리가 만들어내는 쓰레기의 양이 많이 늘어났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자원순환사회연대의 자료에 따르면 2020년의 쓰레기 발생량은 2019년 대비 20~40% 증가했다. 이러한 변화에 따라 일상에서 발생하는 쓰레기를 줄이자는 제로웨이스트(Zero Waste, 자원의 낭비 없는 사회를 목표로 하는 움직임) 운동이 점차 힘을 얻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윤리적 정당성과는 별개로, 쓰레기를 거의 만들지 않는 것은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외부와의 접촉을 줄이거나 비대면으로 생활하려고 한다면 배달 음식, 포장, 택배 등에서 일회용 쓰레기가 불가피하게 발생하기 때문이다. 또 가사노동의 비용이나 편리성 등의 문제로 요리하는 것이 어려운 1인 가구의 경우엔 더욱 간편식을 추구한다. 실제로 다인 가구 대비 1인 가구가 일회용 포장재를 4.5배 더 배출한다.1 또한 가구원 수가 많을수록 쓰레기가 많이 나오기 때문에 오히려 분리배출을 더 열심히 하고, 1인 가구는 쓰레기의 양이 적거나 분류할 공간이 없어 그냥 쓰레기를 모아 버리는 경우가 많다는 분석도 있다.2

 

이런 이유에서일까. 함께 자취하는 룸메이트는 물론, 자취하는 다른 지인들도 분리수거를 열심히 해야겠다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쓰레기를 줄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일단 만들어진 쓰레기를 제대로 분리 배출하겠다는 것이다.

 

 

우리, 제대로 버리고 있는 게 맞을까?

 

그렇지만 1년 가까이 자취를 하면서 쓰레기를 ‘잘 버리고 있는가’에 대해 점점 의구심이 들기 시작했다. 부모님과 아파트에 살 때는 분리수거일마다 알아서 마대에 쓰레기를 분류하면 되었다. 하지만 주로 빌라 형태인 자취방 건물은 그렇게 체계적으로 분류하는 통을 갖춘 경우가 드물었다.

 

제대로 된 분리수거 분류함이 없는 건물 1층 / 출처: 직접 촬영

 

지금의 집으로 이사한 뒤 가장 충격받았던 것은 재활용품 통이 품목별로 분리되지 않고 하나의 커다란 함으로 되어 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분리배출을 하려면 캔, 유리, 플라스틱, 비닐 등 다양한 종류의 배출 품목을 각각 다른 비닐봉지에 담아서 묶은 뒤 버려야 했다. 가끔 재활용품 함을 열어 보면 헐렁하게 비닐을 묶어 놓거나 쇼핑백에 대충 쓰레기를 담아 놓은 탓에 여러 종류의 쓰레기들이 섞여 있기도 했다.

 

분리수거 시스템도 익숙하지 않았지만 룸메이트와 서로 쓰레기를 버리는 방법이 다르다는 점도 당혹스러웠다. 다 먹은 컵라면 용기는 씻은 뒤 말려서 종이류에 배출해야 할까, 아니면 그냥 일반 쓰레기에 버려야 할까? 빨대는 플라스틱으로 분리해야 하나? 겉면이 프린팅이 된 코팅지인 포장 상자는 종이류로 분리하는 게 맞을까? 너무나 당연하게 생각했던 ‘분리수거 상식’이 사람들마다 다르다는 것을 체감했다. 그동안 분리수거를 잘 해왔다고 생각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았던 걸까.

 

 

쓰레기를 둘러싼 진실과 거짓

 

그렇다면 무엇이 잘 버리는 방법인지 정보를 얻어보기로 했다. 인스타그램과 카카오톡에서 ‘서울환경연합’, ‘알맹상점’을 팔로우하고, ‘쓰레기라도 잘 버리고 싶은 사람들에게 「쓰잘데기 있는 책’이라는 텀블벅 프로젝트에서 책을 구매했다. 쓰레기에 대해 사람들이 잘 헷갈리는 정보들을 정리해 보았다.

 

우선 페트병이다. 페트병을 압축해서 버리면 선별 과정에서 어려움을 끼친다는 소식을 어디선가 보았는데, 공식적인 환경부의 자료에서는 페트병을 압축해서 버릴 것을 강조한다. 페트병 겉에 붙은 라벨은 반드시 제거해야 한다. 페트병끼리도 가능하면 분류하는 것이 좋은데, 투명 페트병이 가장 순도가 높은 재활용 재료인 반면 유색 페트병은 오히려 품질을 저하하기 때문이다. 지난 12월 25일부터 환경부는 투명 페트병을 따로 분리배출하는 규정을 추가했다.

 

페트병 뚜껑과 뚜껑 고리를 어떻게 버려야 할지에 대해서 가장 의견이 많이 갈릴 텐데, 답은 다양하다. 고무 패킹 또는 철이 섞이지 않은 순수한 플라스틱 뚜껑의 경우, 페트병을 압축한 뒤 뚜껑을 닫으면 재활용 공정에서 물에 뜨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분리된다고 한다. 단 아예 뚜껑과 고리를 떼어 플라스틱으로 분리 배출하는 것은 좋지 않다. 이렇게 작은 플라스틱의 경우 업체의 선별 과정에서 골라내는 게 인력과 시간 대비 효율적이지 않아 버려지기 때문이다. 그래서 ‘알맹상점’이나 서울환경연합의 ‘플라스틱 방앗간’에서는 그런 자그마한 플라스틱 쓰레기(혼합 재질이 아니라 순수한 플라스틱인 쓰레기만)를 모아서 치약 짜개나 받침대 등으로 만드는 작업을 하고 있다.

 

받침대로 재활용된 작은 플라스틱 / 출처 : ‘플라스틱 방앗간’ 인스타그램 캡처

 

종이류도 헷갈릴 만한 것들이 많은데, 영수증, 전단지, 택배 송장은 일반 쓰레기로 배출해야 한다. 약품 처리가 되어 있거나 잉크를 제거하기 힘들어 재활용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택배 상자를 버릴 때에는 당연히 테이프와 송장 등 부착물을 제거하고 펼친 상태로 모아서 버려야 한다. 우유팩 등 종이곽은 미용티슈의 원료가 되는 고급소재이기 때문에 반드시 따로 모아놓았다가 따로 묶어서 버려야 한다. 그렇지 않고 그냥 종이류에 한꺼번에 버릴 경우 제대로 재활용이 되지 않는다고 한다.

 

배달 음식 용기는 어떻게 배출하는 게 맞는 걸까? 기름기를 열심히 씻어서 플라스틱으로 버리면 되는 걸까? 답은 소수의 경우를 제외하곤 ‘아니다’. 아무리 열심히 씻어도 벌건 기름기가 빠지지 않는 용기의 경우엔 분리배출의 의미가 없다. 음식물의 기름기로 오염된 플라스틱은 선별, 분쇄, 세척 과정에서 다른 재료와 섞이면서 오히려 가치를 하락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종이나 스티로폼으로 된 컵라면 용기도 같은 맥락에서 종량제 봉투에 버려야 한다.

 

그러면 깨끗이 용기를 세척한 경우에는 그냥 버리면 되는 걸까? 이 경우도 애매하다. 만약 떡볶이나 족발 포장처럼 비닐 실링기를 사용해 포장했다면 사실상 재활용이 불가능하다.3 재활용을 위해서는 분리된 쓰레기들이 재질이 같아야 하는데, 실링기로 붙여진 비닐과 플라스틱의 소재가 다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로 선별 현장에서 소포장 배달 음식 용기가 오히려 문제가 되는 이유도 이것이다.4 한발 더 나아가 아예 재활용이 불가능하다는 의견도 있다. 뜨거운 음식을 담는 배달 음식 용기는 내열성을 높이기 위해 플라스틱에 첨가물을 넣는데, 이 때문에 재활용 과정의 열처리 단계에서 잘 녹지 않는다는 것이다. 한 인터뷰에서 쓰레기 선별업체 관계자는 “배달 용기는 재활용이 안 되니 다 쓰레기로 간다”라고 말하기도 했다.5

 

마지막으로 화장품 용기이다. 그냥 플라스틱이나 유리에 버리면 될 것이라는 인식과 달리, 화장품 용기의 90% 가량이 재활용이 어렵다고 한다. 다양한 재질이 섞여 있거나, 색상이 입혀져 있거나, 내용물을 완전히 비우는 것이 어렵거나, 크기가 작기 때문이다. 또 플라스틱 용기 바로 위에 아예 프린트가 되어 있는 경우도 PET-G로 분류되어 일반 페트로 재활용이 어렵기 때문에 일반 쓰레기로 배출하는 것이 낫다고 한다. 이렇게 따지다 보면 화장품 용기 중에서 분리배출할 수 있는 경우는 거의 없다.

 

‘재활용 어려움’ 표시가 붙어 있는 스킨케어 제품 / 출처: 직접 촬영

 

이렇게나 재활용되지 않는 쓰레기가 많다니 아깝기도 하지만, 제대로 된 분리배출이 이루어지지 않은 쓰레기는 재활용 공정에서 오히려 효율성을 떨어뜨리고 부담이 되는 존재이다. 자원순환경제연구소의 홍수열 소장도 “효율성을 높이려면 재활용이 확실히 되는 품목만 분리 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지적했다.

 

 

더이상 소비자에게만 의존하지 말라

 

이렇듯 재활용이 가능하도록 쓰레기를 잘 분리 배출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만큼 실제로도 한국의 재활용 실태는 인식보다 좋지 않은 수준이다. 분리수거 제도가 잘 정착되어 있고 재활용 비율이 높다는 인식은 표면적인 것에 불과하다. 환경부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명목 재활용률은 2018년 기준 62%에 달한다. 그러나 이는 선별이나 재활용 공정을 거치지 않은 채 단순히 ‘분리배출된 쓰레기’의 양만 가지고 계산한 것이다. 실제로 공정 과정을 거쳐 재활용된 비율은 훨씬 낮다.

 

그린피스의 한국 플라스틱 쓰레기 실태 보고서 / 출처: 그린피스 홈페이지 캡처

 

일례로 플라스틱 폐기물의 ‘물질재활용’ 비율의 괴리를 들 수 있다. 그린피스 보고서 <일회용의 유혹, 플라스틱 대한민국>에서는 물질 재활용을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를 원료로 만들어 다시 플라스틱으로 재사용하는 것이라고 정의한다. 해당 보고서에 의하면 2017년을 기준으로 한국의 물질 재활용 비율은 22.7%에 불과했다. EU 국가들은 같은 항목에서 40%를 기록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는 분리배출을 잘 하기만 해서 해결될 수 있을까? 아무리 분리배출을 잘 한다고 해도 두 가지 문제가 발생한다. 첫 번째는 쓰레기 재질 때문에 분리배출 자체가 어려운 경우이다. 이 경우는 소비자가 열심히 분리 배출한다고 해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심지어 화장품 용기와 배달음식 용기같은 경우, 환경부의 예외적인 규정 적용으로 인해 ‘재활용 어려움’ 표시가 거의 되어 있지 않고 분리배출 마크가 붙어 있다. 분리배출 마크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 대상품목(EPR, Extended Producer Responsibility)이라는 의미로 재활용 비용이 제품가격에 포함되어 있음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실질적으로 물건이 재활용되지 않는다면, 소비자는 재활용 명목의 비용을 이중으로 부담하는 것일 뿐이다.

 

두 번째는 과대포장, 지나치게 화려한 용기 등 생산과정에서 자원 낭비가 심한 경우이다. 소셜 커머스에서 볼펜을 스무 자루 정도 시켰더니 전부 개별포장되어 배달되었다고 토로한 인터넷 커뮤니티의 웃지 못할 글처럼 말이다. 소비자의 의사와는 상관없이 비닐로, 띠지로, 상자로, 또 다른 충전재나 포장재로 꽁꽁 싸서 판매되는 물건은 사는 것만으로도 쓰레기 부담이 커진다.

 

우리의 궁극적인 목표는 절대적인 쓰레기의 양을 줄이는 것이지만, 한꺼번에 사회를 쓰레기 없는 곳으로 바꿀 수는 없다. 그 점진적인 과정에서 재활용과 제대로 된 분리 배출이 필요한 것이다. 물론 소비자로서 우리는 쓰레기를 잘 버리는 몫을 수행해야 할 책임이 있다. 그러나 정말로 환경오염과 쓰레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물건을 생산하는 측에서도 많은 고민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다. 쓰레기는 만드는 사람과 사는 사람, 쓰는 사람 모두의 책임이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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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헤비투제로,  『쓰잘데기 있는 책』, 2021.01.13.

2. 강민욱, 이상돈, 「1인 가구 증가에 따른 일회용 플라스틱 배출 실태 분석」, 『디지털 서울 이슈리포트』 2020-05, 서울디지털재단, 2020.09

3. 원세연, "배달의 시대…슬기로운 재활용 쓰레기 분리 배출 요령", <대한민국 정책브리핑>, 2020.09.10

4. 우태경, "당신의 재활용 수고, 60%는 그대로 버려진다", <한국일보>, 2020.12.22

5. 위의 기사.

 

송휘수 지속가능저널 인턴 기자 yess@live.com

<저작권자 © 지속가능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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