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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라서 못 만난다고? 온라인에서 만나자!

기사승인 2021.01.23  22: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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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로 가득 찬 2020년이 지나갔고, 새해가 밝았다. 많은 것들이 불편한 1년이었지만, 그 중 가장 불편했던 것은 마음껏 외출하지 못하는 현실일 것이다. 사람들을 만나지 못하고, 즐거운 경험을 공유하는 방법이 제한되어 답답하기도 하다. 그렇지만 꼭 직접 누군가를 만나야 할까? 제한적이지만 온라인으로도 충분히 즐거운 추억을 만들 수 있다.

 

추억 1) 온라인 독서 토론

 

(필자가 참여한 독서 토론/출처: 띵동 연구소 홈페이지 캡처)

 

지난 11월, 필자는 학교 커뮤니티에서 추천을 받아 줌으로 진행되는 온라인 독서 토론에 참여했다. 거주 지역의 사회복지관에서 주관하는 재능 공유 행사로, 강사를 포함해 5명의 사람이 모였다.

 

(독서 토론을 하기 위해 받은 책/직접 촬영)

 

신청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임에서 읽을 책을 택배로 받았다. 손바닥만 한 책이라는 설명이 있어 부담이 없겠구나 싶었는데, 생각한 것보다 더 작아 놀랐다. 이 독서 토론에서 사용한 책은 정세랑 작가의 <섬의 애슐리>라는 책이다. 과연, 짧지만 흡입력이 대단했다. 읽으며 느낀 것이 많아 다같이 소감을 나눌 날이 기다려졌다.

독서 토론 당일, 안내받은 링크에 따라 줌에 참여했다. 빠지는 사람 없이 모두가 줌에 입장해 있었지만, 누구의 카메라도 켜져 있지 않았다. 그래서인지 새로운 사람을 만나고 의견을 나눈다는 설렘보다 나 혼자인 것 같다는 긴장감과 외로움이 더 컸다. 벽을 보고 말하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줌을 사용하는 수업에서 카메라를 켜라고 매번 말씀하시던 교수님이 공감되었다. 아무도 보이지 않는 화면을 몇 분 동안 쳐다보며 누군가 먼저 말을 꺼내기를 기다리는 시간은 억겁 같았다. 간단한 목례로, 쑥스러운 눈인사로 거리감을 좁힐 수 있었던 오프라인 만남이 이 순간에는 그리워졌다.

내 또래로 보이는 강사가 먼저 입을 열고 자기소개를 했다. “안녕하세요? 이 모임을 이끌게 된 지돌이라고 합니다. 다들 책 읽어 오셨나요? 어떠셨나요?” 이 말을 시작으로 하나둘씩 입을 열었다. 간단한 자기소개와 책에 대한 소감이 오가자 분위기가 살짝 누그러지는 것 같았다. 강사의 인도에 따라 토론이 진행되었고, 책의 표지, 작가, 마음에 들었던 내용, 의문이 들었던 내용 등 다양한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토론 중 가장 기억에 남은 부분은 책의 내용과 일상을 연결했을 때이다. 이때 모두가 자신의 경험과 삶을 조금씩 소개하고, 이것을 주인공에 이입하여 대답했다. 직접 만나는 모임 못지않게 이야기를 경청하고, 비록 화면 속의 모습이었지만 상대방과 눈을 맞추며 이야기하려는 모습이 기억 속에 강렬하게 남았다. 토론을 하며 더 많은 이야기를 나눌수록 온라인, 오프라인 만남의 경계가 무너지는 듯했다. 어떤 방법이든 사람을 만나는 것은 똑같다는 생각이 들었고 마음만 먹으면 충분히 많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오프라인이 아니라 온라인 모임이라 얻은 장점도 있다. 나와 다른 사람들 사이에 컴퓨터 화면이라는 가림막이 하나 있다는 느낌이 들어 직접 만날 때보다 더 부담 없이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다. 낯을 가리는 나는 이 장점을 활용해 더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었다.

 

추억 2) 온라인 크리스마스 파티

 

중학교 친구들과 카카오톡을 주고받다 크리스마스 파티 이야기가 나왔다. 코로나 때문에 마음껏 나가지 못한다며 우울해하던 나와 친구들은 줌으로라도 크리스마스를 축하하자고 대동단결 하였다. 친구들과 만나자는 약속을 여름부터 계속 미뤄오던 터라 올해가 다 지나도록 얼굴을 한 번 보지 못한 것도 하나의 이유였다. 파티 이야기가 나오고 5분이 채 되지 않아 내가 파티에 쓸 게임 PPT를 만들고 사회자를 맡기로 결정되었다. 친구들은 준비한 게임이 재미없더라도 열심히 참여하기로 약속했다.

 

(크리스마스 파티를 위해 만든 PPT/직접 제작)

 

파티를 하기로 약속한 날이 되었고, 공유한 링크를 통해 친구들이 한 명, 두 명 들어왔다. 가족들이 치킨을 시켰다며 닭다리를 열심히 먹는 친구도 있었고, 과자를 한 가득 사왔다며 자랑하는 친구도 있었다. BGM으로 틀어 놓은 크리스마스 캐롤을 들으며 잠시 즐겁게 수다를 떨다, 분위기가 무르익었을 즈음 본격적으로 게임을 시작했다. 줌으로 하는 게임이 익숙하지 않아 허둥대는 나를 보며 친구들은 즐거워했고, 나 또한 준비한 퀴즈에 골머리를 앓는 친구들을 보며 즐거워했다. 게임이 끝난 후에는 각자 준비한 간식을 먹으며 못다 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준비한 게임이 몇 개 안 돼 1시간 내로 파티가 끝날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어느새 2시간이 지나 놀라웠다.

물론 직접 만나 서로를 마주하며 함께 떠들고 웃었던 예전이 그립기도 했다. 온라인으로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한계가 있으니 말이다. 두 사람이 동시에 이야기하면 목소리가 제대로 들리지 않기도 하고,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하면 회의실에서 튕겨 다시 초대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렸다는 단점이 있었다. 그럼에도 대체재로 선택한 온라인 파티는 꽤나 성공적이었다. 인터넷 연결이 불안정해 렉이 걸린 사람을 나머지가 놀리는 것도, 얼짱 각도를 찾겠다며 사방을 돌아다니며 화면을 조정한 것도, 게임의 정답을 앞다투어 말하려다보니 오디오가 겹쳐 어떤 소리도 들리지 않았던 것도, 줌 사용이 어설퍼 실수로 퀴즈 답을 노출한 것도 우리에게는 소중한 추억으로 남았다.

크리스마스, 그리고 연말, 연시를 보내며 많은 이들이 서로를 직접 만나고 싶어 했다. 가족, 애인, 친구들을 만나 그리움의 말을 속삭이고 따스한 시간을 보내는 것이 일반적인 모습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코로나가 전 세계를 강타한 지금, 누군가를 직접 만나는 것은 이기적인 모습으로 비춰진다. 이 뿐 아니라 방역에 큰 구멍을 내고 있다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다행히 요즈음 코로나 확진자의 수가 감소하고 있다. 연일 1,000명을 넘나들던 이전과 달리, 몇백 명대로 감소하며 더 나아질 수 있다는 희망을 우리에게 가져다주고 있다. 그렇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곳곳에는 코로나로 고통 받는 이들이 있으며 방역을 위협하는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인과의 따스한 시간과 우리 모두의 건강 중 무엇이 더 중요할까. 줌, 구글 미트 등의 화상 회의 프로그램 사용이 어렵다면 전화 한 통, 간단한 문자 하나는 어떨까. 그것만으로도 우리의 마음은 충분히 전해질 것이라 믿는다.

 

서채운 바람 인턴 기자 yess@live.com

<저작권자 © 지속가능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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