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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스타그램의 두 가지 얼굴 - 비계와 본계

기사승인 2019.07.19  17:1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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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주변에 인스타그램 ‘비밀 계정’, 일명 ‘비계’가 늘었다. 기존의 계정이 있음에도 굳이 한 사람이 두 개 이상의 계정으로 활동한다. 이때 공식적이고 광범위한 소통이 이루어지는 기존의 계정을 ‘본 계정’ 혹은 ‘본계’라 부른다. 본계와 비계. 분명 같은 사람이 운영하는 계정임에도 개별적인 단어가 필요하다.

비계에는 몇 가지 특징이 있다. 첫째, 주로 신분을 밝히지 않는다. 아이디나 프로필 글만 봐서는 이 계정이 누구의 계정인지 알아내기 힘든 경우가 많다. 둘째, 신분을 밝히더라도 경고성이 묻어나는 문구가 함께한다. 게시글이 많이 올라오니 주의하라는 말, 불필요한 관심은 사절이라는 말 등이 프로필에 명시되어 있다. 배척성이 드러난다. 즉, 자신과 진심으로 친밀한 이들만 팔로우 요청을 하고 게시글의 내용을 공유할 수 있도록 한다.

 

신분을 밝히지 않고, 배척성을 띠는 프로필 문구가 담긴 '부계'들

 

비계는 이용자에게 사적이고 솔직한 일상 하나하나를 나눌 수 있는 통로가 된다. 이러한 창구가 따로 필요하다는 것은 본계에서는 같은 언행을 할 수 없다는 말이다. 본계에서는 보다 사적일 수 없고, 보다 솔직할 수 없으며, 보다 많은 일상을 나눌 수 없다. 그 원인은 인스타그램의 특성에 있다.

인스타그램은 사진으로 말한다. 동영상도 업로드 가능하지만 움직이는 사진이라 봐도 무방할 정도로 그 길이가 짧다. 이러한 특성상 인스타그램의 세계에서 줄글은 주목받지 못한다. 거의 모든 ‘소통’이 보이는 것을 직관적으로 받아들이는 방법만으로 이루어진다. 사람들은 아름다운 사진을 업로드하고, 아름답다는 댓글을 단다. 그 이상은 잘 궁금해 하지 않는다. 인스타그램을 사용하는 사람들은 직관적인 이미지 그 이상의 것을 수용하고 반응하는 것을 어려워한다. 생각을 담은 긴 글과 여행길에 ‘인생샷’을 건졌다는 사진에 달리는 ‘좋아요’와 댓글의 수만 비교해 봐도 알 수 있다.

‘지인’들이 함께하는 본계는 아름답고 행복한 모습으로 가득하다. 나머지 흔적들은 환영받지 못한다. 그래서 그 흔적들을 들어줄 ‘내 사람’들만 모은 계정을 별도로 만든다. 비계는 긴 생각의 발자취를 담고 있다. 하지만 찬란히 빛나는 본계에서도 스토리나 게시글을 많이 올리면 ‘미안하다’고 하는 이들이 눈에 띈다. 스토리나 피드를 ‘도배’했다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왜 미안한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 나의 계정은 나만의 기록 및 소통 공간이고, 내가 기록하고 싶은 것이 많다면, 지인들에게 알려주고 싶은 것이 많다면 몇 개의 소식을 업데이트하든 무슨 상관이란 말인가. 사진과 함께 남기고 싶은 일상의 흔적을 자유롭게 업로드하고, 나의 생각의 궤적을 기록하고 나누고 싶어 작성한 글을 편히 올릴 공간을 따로 마련하기까지 해야 하는 상황이 아이러닉하다.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4월 30일 열린 F8 2019 개발자 행사에서 “미래는 프라이빗(private) 즉 개인적”이라며 프라이버시에 초점을 맞춘 변화를 강조한 바 있다. 페이스북은 ‘친구 신청’을 해서 상대방이 수락할 경우 양측의 게시글을 모두 볼 수 있는 시스템이다. 이에 비해 인스타그램은 ‘팔로우 요청’을 해서 상대방이 수락하더라도 상대방의 팔로우 요청과 나의 승인이 없다면 쌍방향 소통이 이루어지지 못한다. 한 번의 팔로우 요청으로는 서로의 계정에 온전한 접근성을 가지지 못하는, 더 ‘개인적인(private)’ 시스템이다.

하지만 인스타그램의 현재는 어떠한가. 일정량 이상의 사적 정보는 ‘tmi(‘너무 과한 정보(too much information)’의 줄임말로, 달갑지 않은 정보,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이야기를 듣게 되는 경우 사용된다.)’가 된다. 나와 연결된 상대방의 의사보다 올라온 소식을 접하는 나의 감상이 더 중요하다. 사실 누군가에게 진심으로 관심이 있다면 그에 대한 정보에 ‘너무 과함(too much)’이란 존재할 수 없다. 행복했으면 하는 이가 있다면 그가 시답잖은 농담을 듣고 웃어버렸다는 소소한 이야기도 궁금할 수 있다. 인스타그램 팔로우는 분명 관심에서 비롯된다. 그러나 빛만 궁금하다면 관심을 기울이지 않았으면 한다. 비계가 필요할 정도의 불필요한 관심은 독이 된다. 빛 너머의 그림자를 보지 않는다면 당신은 그에 온기가 아닌 어둠을 더할 뿐이다.

 

주수빈 인턴기자 sustainability@sjournal.kr

<저작권자 © 지속가능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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