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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은 무엇을 하는가? (1) - 퇴직 후 불법 재취업

기사승인 2019.07.19  17:1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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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은 퇴직한 후 만 60세가 지나면 공무원 연금을 받을 수 있다. 그러나 사업소득이 일정 수준을 넘어서면 지급액수는 최대 전체 지급액의 절반까지 깎일 수 있다. 절반감액이 시작되는 소득 구간은 평균 1억 원 전후인데, 이 ‘연금월액 절반 정지자’는 점점 늘어나는 추세다. 18년 10월 김병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공무원연금관리공단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연금월액 절반 정지자는 15년 3818명, 16년 5297명, 17년 5524명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현재 우리나라에서 공무원은 겸직이 불가능하며, 은퇴 후에도 ‘공직자 윤리법’ 제 4장에 의해 취업이 상당히 제한된다. 따라서 대부분의 공무원들은 은퇴 후 소득 감소를 경험한다. 그러나 위와 같은 추세는 상당히 많은 수의 전직 공무원들이 재취업으로 억대 연봉을 누리고 있다는 역설적인 상황을 보여준다. 전직 공무원의 고수익, 어떻게 가능한 것일까?

 

부처별 연금월액 1/2 정지자 현황 (출처 : 김병욱 의원실)

 

유명무실한 법과 제도

‘공직자 윤리법’ 제4장은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 및 행위제한 등’에 관한 내용을 담고 있다. 해당 법 ‘제17조(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은 ‘재산등록의무자(취업심사대상자)는 퇴직일로부터 3년간 퇴직 전 5년 동안 소속하였던 부서 또는 기관의 업무와 밀접한 관련성이 있는 취업제한기관에 취업할 수 없음’을 명시하고 있다. 이 때 등록의무자는 각 호로 자세하게 규정하고 있지만 통상 4급 이상 공무원을 의미한다. 해당 법은 ‘다만, 관할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승인을 받은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는 단서 조항으로, 등록의무자가 퇴직 후 취업제한기관에 취업하기 위해서는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받아야 함을 명시하고 있기도 하다. 공직자윤리위원회는 공직자 윤리에 관한 사항을 심사하고 승인하는 기관으로, 공직자의 재산 허위 등록 및 퇴직 공직자의 유관 사기업체 취업에 관한 심사 및 승인을 주관한다.

그러나 2018년, 유승희 의원(더불어민주당)은 국세청 종합감사 자료에서 “2017년 퇴직 후 재취업으로 억대 소득을 올려 공무원 연금이 절반으로 깎인 363명의 국세청 퇴직자 대다수가 대형 로펌, 회계법인, 세무법인 중견 대기업 임원으로 일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또한 도의회 황수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018년 산하 24개 공공기관의 본부장급 이상 고위직 가운데 절반 이상이 퇴직 공무원 출신”이라고 밝혔다. 최근에는 ‘정재찬 전 공정거래위원장’이 2014~2017년 공정위에서 재직하며 각종 규제와 제재 대상 16개 대기업을 압박해 퇴직하거나 할 예정인 4급 이상 간부 18명을 채용하도록 한 혐의로, 1심 재판부에서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3년을 선고받은 바 있다. 이는 ‘공직자 윤리법’ 및 ‘공직자윤리위원회’라는 개별적 심사기관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퇴직공직자의 취업제한’을 위반하고 재취업하는 퇴직공직자가 많다는 것을 방증한다.

 

퇴직공직자 재취업 현황 (출처 : 공직자윤리위원회)

 

위 표에서 볼 수 있듯 특히 기재부와 인사처는 재취업 심사를 신청한 공무원 전원(100%)이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통과했다. 그 외 부처, 기관의 공직자 또한 대개 신청자의 70% 이상이 본 심사를 통과했다.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사전심사는 퇴직한 공무원이 정부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을 방지하여 민관유착을 막겠다는 취지로 도입됐다. 그러나 본 심사를 통과하는 공무원의 비율이 평균 8~90%라는 것을 보았을 때, 심사가 제대로 이뤄지는지 상당히 의심스럽다. 18년까지 심사가 비공개로 진행되었을 뿐만 아니라, 국가 경쟁력 강화와 공공의 이익, 경영 개선, 취업 후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적은 경우 등을 ‘특별한 사유’로 인정하여 재취업을 승인하는 모호한 기준으로 불투명 심사에 대한 의문은 더욱 커져갔다.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심사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재취업하다가 적발된 퇴직 공무원도 상당하다. 임의 재취업을 한 공무원의 수는 14년 40명, 15년 155명, 17년 229명으로 점점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임의 재취업이 적발되더라도 그 처벌은 매우 미미하다. 18년 정인화 의원(민주평화당)이 인사 혁신처에서 제출받은 ‘임의취업 공직자 적발현황’ 자료에 따르면 13년부터 18년 8월까지 유사기관에 승인 없이 취업한 퇴직 공직자는 모두 813명이었으나, 그 중 과태료 처분까지 모든 제제가 면제된 적발된 임의취업자의 수는 515명(전체의 63.4%)이었다. 그들의 처벌 면제는 ‘생계형 취업’이라는 극히 주관적인 사유에 의해 이뤄졌다.

 

관습적으로 이뤄지는 퇴직공직자의 불법 재취업

공직자에게는 공직에서 일한다는 그 자체로 높은 윤리성이 요구된다. 국가 전체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윤석열 검창총장 후보자의 인사청문회(대통령이 임명한 행정부 고위 공직자의 자질과 능력을 국회에서 검증받는 제도)에서도, 대부분의 논의가 후보자의 능력보다는 자질, 즉 도덕성으로 이뤄지고 있다. 그러나 ‘퇴직공직자’의 불법 재취업은 상당한 기간 동안 지속되어 왔다. 공직자가 위와 같은 불법행위를 단순히 일회적인, 단발적인 형태로 저지르는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 동안 ‘관습적’인 형태로 저지르고 있다는 것이다.

국가 전체에 영향을 미치는 공직자의 부패행위는 단순한 개인의 문제를 넘어서 국가의 근본을 흔드는 문제이다. 따라서 이에 대해 사적영역보다 더 강한 책임이 부과되는 것이 당연할 것이다. 퇴직공직자 불법 재취업 문제도 그러하다. 그러나 위에서 살펴본 바 있듯, 공직자 부패행위에 대한 책임부과는 ‘인사청문회’와 같은 특정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현실에서 잘 이뤄지지 않는다. 특히나 불법 재취업에 대한 책임부과는 더욱 잘 이뤄지지 않는다. 그 이유는 불법 재취업 문제의 특징에 있다.

부패는 ‘사적 이익을 위한 공적 권한의 오용’으로 간단하게 표현할 수 있다. 정확하게는 『부패 방지 및 국민권익위원회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 제 2조 4호에서 규정하는 ‘직무와 관련된 행위’, ‘지위 및 권한의 남용’, ‘자기 또는 제 3자의 이익 도모’ 를 모두 충족하는 것을 말하며, 그 종류에는 직무유기죄, 직권남용죄, 수뢰죄 및 증뢰죄, 배임죄 및 횡령죄가 있다. 부패 중 수뢰죄와 증뢰죄는 금전이 오고가는 경우로, 가시적이고 명백한 지표인 ‘돈’이 있어 적발되기도 쉽고 대체로 적발과 동시에 죄가 성립된다. 그러나 직무유기나 직권남용과 같은 경우는 대개 죄의 성립 기준이 모호하여 죄로 인지되기도 어렵고, 죄가 성립되기도 어렵다.

퇴직공무원 불법 재취업도 자신의 이전 지위를 이용한 취직으로 상당한 금전적 이득을 챙기는 명백한 부패행위, 그 중에서도 직권남용의 일종이다. 물론‘불법 재취업’이라는 명백한 행위가 있어 대부분 적발과 동시에 죄가 성립된다. 하지만 불법 재취업과 이로 인한 이득이 표면적으로는 ‘취직을 하여 일한 것에 대한 정당한 대가’로 이뤄지기 때문에, 불법 재취업자의 신분을 확인하기 전까지는 부패행위 자체를 파악하기 어렵다. 또한 앞서 언급한 불법 재취업의 ‘특별한 사유’에 해당하는 ‘취업 후 영향력(직권) 행사 가능성이 적은 경우’에서, ‘직권’의 범위가 어디까지인지에 대해 정의 내리기도 쉽지 않다. 결국 본 행위에 대한 처벌은 잘 이뤄지지 않으며 그 빈도와 심각성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책임 없는 부패행위의 종착점

실질적인 책임부과가 이뤄지지 않는 부패행위는 뿌리 깊고 전염적인 형태로 진화하여 점점 근절하기 어려워진다. 다른 말로 하면,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 문화, 체제, 국가의 문제로 퍼져나간다. 그 과정은 이러하다.

첫 시작은 단순히 일부 공무원들의 비양심적 행위에서 발생한다. 이에 대한 책임이 이뤄지지 않으면 점점 많은 수의 공무원들이 비양심적 행위를 일삼는다. 이 행위는 공무원 사회에 고착되고 본 사회는 ‘로비’를 하나의 문화로 용인한다. 이 문화는 검찰, 국방, 재정, 교육 등 다양한 부처, 기관의 체제를 이에 맞게 바꾼다. 그 결과 국가는 로비에 의한 민간 기관에 의해 좌지우지되고, 사적 이해관계에 매우 취약해진다.

이 과정의 종착점은 ‘국민’이다. 사적 이해관계에 취약해진 국가는 결국 국민의 피해로 이어진다. 그 어느 문제와 다를 것 없이 힘이 없어 강한 의사표현을 하기 어려운 국민은 로비하지 못한 죄로 또 다시 어두운 일상으로 돌아간다.‘솟아날 구멍’은 점점 모습을 감춰가지만, 국민은 언제나 솟아나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더더욱 악착같이 일상을 반복한다.

우리는 ‘공익’을 ‘사익’과 반대되는 단어로 배워왔다. 그러나 현실 속에서 공익을 추구해야 하는 정치인, 고위 공무원들은 공익의 뒤에 숨어 사익을 추구하고 있다. 이 문제는 제2편에서 ‘교(敎)피아’를 중심으로 이어서 논의하도록 하겠다.

 

김수연 인턴기자 sustainability@sjournal.kr

<저작권자 © 지속가능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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