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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한진의 지속가능경영에 관심 갖고 의결권 행사 고민해야”

기사승인 2018.05.20  13:3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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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담] 국회CSR정책연구포럼 홍일표 대표의원ㆍ안치용 발행인

“기업 ESG공시는 의무화하는 게 바람직”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자문하는 중립적인 사회책임기구 검토해야"

 

유럽연합은 2014년에 500인 이상 기업에 대해 ESG(환경ㆍ사회ㆍ거버넌스) 정보공시를 의무화해 올해부터 보고서가 나온다. 세계적 흐름에 발맞춰 19대 국회에서 상장기업들이 사업보고서에 CSR(기업의 사회적 책임) 관련 내용을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는 ‘자본시장 및 투자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 제출됐지만, 시기상조라는 정부 판단으로 통과되지 않았다. 20대 국회에서는 공시가 의무가 아닌 자율 공개 형식으로 바뀐 개정안이 정무위원회를 통과했다. 국회CSR정책연구포럼 대표의원이자 이 개정안을 발의한 홍일표 의원은 중소기업 CSR 활성화법, 사회적책임공공조달법, 산업발전법 등 2012년부터 꾸준히 CSR 입법 활동을 수행하고 있다. 국회에서 홍 의원을 만났다.

- CSR에 관심을 가지게 된 계기는.

인천시 정무부시장 시절 지역사회에서 기업의 역할과 기업의 해외진출 전략에 관심이 많았다. 국회의원이 된 뒤 2011년, 지식경제위원회에서 활동하며 ISO26000에 따른 국내 표준화 작업 과정을 지켜봤다. 그리고 그 해 중소기업의 CSR 활동을 지원하는 법안을 발의하면서 본격적으로 CSR과 관련한 국회 차원의 활동을 시작했다. 사회적 책임에 관한 국제적인 가이드라인인 ISO26000이 2010년 11월에 발효됐으니, 전 세계적인 관심이 이 표준의 수용과 국내 적용에 관심이 높았던 때에 CSR과의 본격적인 인연이 시작된 셈이다.

세계적인 기업들이 아동노동 착취, 환경오염, 공정무역 이슈에 휘말리면서 고전하는 걸 보면서, CSR이 단순히 기업의 사회공헌이 아니라 생존전략이라는 점을 인식했다. 나아가 세계 경제를 주도하는 여러 나라들에서 CSR을 제도화하고 법제화하는 걸 보면서 우리도 국가 차원에서 CSR를 제대로 준비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국회CSR정책연구포럼의 발족은 이런 생각의 실천이며 그 결과물이다.

 

- 국회CSR연구포럼 대표의원으로서 느끼는 보람은 무엇인가.

국회가 사회적 흐름을 놓치지 않고 때로는 앞장서서 입법활동을 주도했다는 데 상당한 자부심을 갖고 있다. 결국 우리가 목표하는 것은 우리 사회의 지속가능성, 국제사회의 지속가능성이다.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공동선이기 때문에 국회 차원에서 이런 사회적 분위기를 장려하고 권장해 같이 이끌어갈 수 있었다.

 

- 국회CSR정책연구포럼 대표의원을 맡아 19대 국회에서 현 20대 국회에 이르기까지 활발하게 활동했다. CSR과 사회책임투자(SRI) 관련 대표적인 입법 성과는 무엇인가.

2012년 중소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 촉진과 활성화를 위해 ‘중소기업진흥에 관한 법률’을 개정했다. 이 개정법을 통해 중소기업이 회사의 노동자, 거래처, 고객 및 지역사회 등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고려한 경영활동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원칙과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중소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을 지원할 수 있는 근거조항을 만들었다.

조금 더 구체적으로 보면, 중소기업청장(현재는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중소기업의 사회적 책임경영 활동을 육성하고 체계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사회적 책임경영 중소기업 육성 기본계획’을 5년마다 수립하고, ‘사회적 책임경영 중소기업지원센터’ 지정을 통해 사회적 책임경영 활동을 효율적으로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이 법 개정으로 2016년 10월 첫 번째 ‘기본계획’이 수립돼 현재 시행 중이다.

 

- 조달사업에 관한 법률을 개정하는 데도 앞장섰다.

‘국가를 당사자로 한 계약에 관한 법률 개정안’이다. 국가계약 절차를 진행하는 과정에서 사회적, 환경적 가치를 고려해 입찰자격을 제한하거나 낙찰자를 결정할 수 있도록 근거조항을 마련해 사회적 책임 공공조달을 실질적으로 촉진시키고 동시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법안이다.

공공조달은 민간시장과는 달리 국민의 세금을 이용한 구매활동이다. 따라서 세금의 낭비가 없도록 효율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면서 투명하고 공정한 경쟁의 바탕에서 최대한 공공성을 확보하는 방식으로 집행돼야 한다. 그래서 ‘효율성’만 있었던 법 제1조 목적에 ‘공공성’을 명시했고, 제3조에 ‘사회적 책임 장려’ 조항을 신설했다. 조달청장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장려하기 위해 조달절차에서 환경, 인권, 노동, 고용, 공정거래 관행, 소비자 보호 등 사회적·환경적 가치를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다.

국제적으로 공공조달은 환경, 인권, 노동, 소비자보호 등 CSR이라는 큰 흐름과 연계되어 진행되고 있다. 특히 유럽연합은 공공조달을 경제, 환경, 사회의 균형 발전인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중요한 정책수단으로 인식하고 ‘사회적으로 책임 있는 공공조달’ 즉 ‘사회책임조달’ 전략을 추구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중소기업을 비롯해 여성 및 장애인 고용 촉진 등 특정한 사회적 목표를 공공조달과 연계하고는 있지만, ‘사회책임조달’이라는 총체적인 관점에서의 전략적 인식이 부재하다는 인식에서 개정했다.

 

- 지난해에 기업 지속가능경영을 촉진하고 지원하는 산업발전법을 개정 발의해 통과시켰다. 기대효과는 무엇인가.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을 지원하는 산업발전법 개정안을 발의해 지난해 말에 개정했다. 기업의 지속가능경영 촉진과 지원을 목적으로 하는 이 법은 기업이 경제적 수익성, 환경적 건전성, 사회적 책임성을 함께 고려하는 지속가능경영 활동을 추진할 수 있도록 정부가 지속가능경영 종합시책을 5년 주기로, 그리고 연차별 세부계획을 수립해 시행케 한다. 이를 효율적으로 수행하도록 ‘지속가능경영 지원센터’를 지정해 운영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았다.

기업은 인권경영을 요구하는 시민사회의 요구 증대, CSR의 무역장벽화, 사회책임투자(SRI)의 성장, 윤리적 소비자 증가 등의 새로운 환경에 직면해 있다. 특히 신(新)기후체제 속에서 기업의 기후변화 대응은 지속가능경영의 핵심이자 기업 경쟁력의 핵심이 되고 있다. 이러한 국내외적인 흐름에 우리 기업들이 ‘사회적 책임 경쟁력’을 가지고 대응해 나갈 수 있도록 지원하고 또 이에 부흥하도록 산업과 시장의 생태계를 만들어 가자는 취지의 법이다. 앞서 개정한 ‘중소기업 CSR 활성화법’의 상위법이라고 할 수 있다.

 

- 산업발전법이 통과된 후 진행되고 있는 ‘기업 지속가능경영 촉진 정부 5개년 종합시책’ 수립은 현재 어떤 과정에 있나

‘기업 지속가능경영 촉진 정부 5개년 종합시책’과 관련해서는 이미 연구용역이 발주된 상태다. 연내에 최초의 종합시책이 수립돼 발표될 예정이다. 국회CSR정책연구포럼이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과 함께 지난해 12월 CSR 워크숍을 개최했다. 큰 틀에서 지속가능경영 ‘촉진 전략’과 ‘지원 전략’으로 구분해 그 방향을 제시하고 토론했다. ‘촉진 전략’으로 CSR 우수기업에 대해 투자자, 소비자, 공공조달에서 시장 선순환 생태계를 강화하는 방안과, 공급망의 가치사슬 속에서 CSR 관리시스템을 강화하는 방안을 내놓았다. 이를 지원할 수 있는 전략은 인식과 인지역량 제고, 내부 대응역량 제고, 보고와 커뮤니케이션이라는 측면에서 수립되면 바람직하겠다고 생각하여 방안을 제시했다. 이 모든 사항은 사회적 책임의 정신에 부합하도록 이해관계자의 소통을 통해 수립돼야 했다.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이를 충분히 고려할 것으로 믿는다.

 

- 2016년 발의한 ‘자본시장과 금융투자업에 관한 법률 개정안’에 대한 기대가 크다.

이 법은 상장기업이 의무적으로 발간하는 ‘사업보고서’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한 비재무적인 정보를 의무적으로 공시하도록 하는 법안으로, 19대 국회에 주도적으로 발의해 20대 국회에서도 발의한 법안이다. 애초 의무공시로 발의했으나 현재 자율공시로 상임위원회인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상태이다. 의무공시가 맞는 방향이라고 생각하나 때로 단계적 변화를 추진해야 할 때가 있다.

지난 2015년 1월 국민연금법을 개정해 국민연금이 투자시 ESG 자율고려 및 관련 공시를 의무화하도록 하는 데에도 적극 지원했다.

 

- 비재무정보의 공시가 의무에서 자율로 바뀐 점은 아쉽다.

그렇다. 입법과정에서 자본시장법 개정안의 핵심인 비재무정보 공시가 ‘의무’가 아닌 ‘자율’로 바뀐 점을 아쉽게 생각한다. 그러나 ‘자율’로 돼 있더라도 자본시장법이 개정되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사업보고서 공시지침’에 공시할 ESG의 지표와 범위, 비교 가능한 공시방식과 양식 등을 마련해야 한다. ‘공시의 틀’이 마련된다는 점이 중요하다. 이와 관련해서도 지난해 11월 금융위와 금감원,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을 비롯한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간담회를 가졌다. ESG 정보공개는 투명경영 차원에서 세계적인 투자자들을 비롯한 이해관계자들이 요구하는 국제적인 흐름이기 때문에 연내 통과될 것이라 믿는다.

 

- 최근 논란이 된 한진의 갑질에 대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유도하는 국회 차원의 노력이 있어야 하지 않는가.

일부 재벌의 갑질 행태가 보도되면서 국민적 공분이 높아졌다. 사회적 움직임에 의해 이런 부분들이 개선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이런 행태가 잔존하고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CSR을 강화해야 할 이유가 설명된다. CSR 제도화를 적극 추진하겠다.

 

- 스튜어드십 코드 관련해서 국민연금이 한진에 의결권 행사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나.

스튜어드십 코드는 국민연금과 같은 대주주 혹은 투자자들이 경영에 너무 외면하지 말라는 뜻이다. 선의로 잘못된 것을 바로잡자는 뜻인데 간혹 너무 강조하다보면 경영권에 대한 과도한 간섭으로 비춰질 수도 있다. 자칫 정권의 이념적 색채까지 겹쳐져 특정 방향으로 몰고 가려고 한다는 오해를 살 수도 있다. 스튜어드십 코드의 순수한 뜻을 지키는 선에서는 스튜어드십 코드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 권리 행사가 남용되거나 과도해서 사회적인 다른 우려가 나오지 않는 선에서는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를)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열심히 하려다보니 아직 하지도 않은 단계에서 과도하다는 우려가 나와 애매한 상황이다. 어쨌든 국민연금이 기업의 지속가능경영에 관심을 갖고 의결권을 행사하는 것은 적극 권하고 장려해야 한다.

 

-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에 사회책임 요소를 도입하고 국민 의견을 반영하는 중립성 강화 방식 등에 관한 논의가 활발하다. 의결권 행사의 자의성을 배제하고 사회책임 전문성을 강화하는 방안에 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나.

사회적 결정에 관한 정교한 장치의 제도화를 고민해볼 수 있다. 우리 사회가 수긍할 수 있는 전문가나 중립적인 인사가 모여 국민연금에 자문하는 기구 같을 것을 고려할 수 있다. 어떻게 제도화할 건지는 논의해야 하겠지만, 국민연금은 공적 기금을 활용하는 만큼 임명권자인 대통령이나 정권과 독립적인 입장에서 사회적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기구를 신설하는 것은 긍정적으로 생각한다. 의결권 주주권 행사 세부 지침을 정교하게 만들고 그에 근거해 행사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벗어나면 위원회가 제재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 재벌이나 정권의 개입이 배제되도록 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

 

- 국회CSR정책연구포럼 외에도 국회기후변화포럼 대표의원을 맡고 있는데, 해외 선진 기업과 투자자들처럼 기후변화 대응을 촉진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수단이 있다면.

기후변화는 우리의 삶을 위협하는, 현실화하고 있는 지구적 재앙이다. 기업은 온실가스 배출에 책임이 크며, 선진 기업들은 이에 대한 사회적 책임을 자각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비즈니스 기회로 창출하고 있다. 국내 기업 중 내수 기업은 기후변화가 비즈니스에 끼치는 영향을 잘 실감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글로벌 기업, 수출기업들은 무역 혹은 공급망 납품을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경쟁력을 평가받고 있다. 또 전 세계의 기관투자자들은 기후변화가 자신들의 투자수익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점을 자각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기업들은 탄소 정보공개 프로젝트(CDP, Carbon Disclosure Project) 같은 국제 이니셔티브에 참여하는 등 기후변화에 대한 책임의식을 갖고 기후변화 경쟁력을 높이려고 노력해야 한다.

홍일표 의원

- 국회CSR정책연구포럼 대표의원으로서 포부는.

국회CSR정책연구포럼에서 다양한 활동을 해왔지만 다른 이슈에 가려진 측면도 있었다. CSR 문제에 대해서는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어떤 입법적 노력을 할 것인지 고민하고 있다. 입법적 뒷받침, 입법적 선도 역할이 필요하다면 어떤 자리든지 마다하지 않고 나서겠다. 우리 사회를 바꾸려는 큰 흐름은 항상 존재했다. CSR도 크게 드러나지는 않지만, 그 흐름 중 하나다. 관련 입법 활동을 비롯한 다양한 활동들을 진행하면서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분위기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지금의 국회CSR정책연구포럼을 더욱 활성화해서 지속가능한 대한민국을 위한 이해관계자 원탁회의 등 큰 주제를 심층적으로 다루는 방안도 생각하고 있다. 이런 자리를 정례화하고, 나아가 CSR 의제를 기업과 국회, 정부 차원을 넘어 우리 사회 전반에 확산할 수 있을 것이라 믿는다.

 

 

동지훈 / KSRN기자 sustainability@sjournal.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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