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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속가능사회에 기여하는 6T의 흐름

기사승인 2018.05.02  12:10: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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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지속가능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할 요인을 살펴봤습니다. 하지만 지속가능사회를 위협하는 요인은 기여하는 요인보다 더 많아 보입니다. IT를 포함해 지금 살펴볼 6T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나 지속가능경영 등의 틀을 벗어나 본질적으로 인류문명을 밑바닥부터 뒤흔들 수 있는 거대담론이자 큰 흐름입니다.

비록 어쩔 수 없이 끌려들어가는 게 숙명이라면 차라리 생각조차 하지 않는 게 더 현명한 처사일까요. 아니면 금봉이처럼 돌아오지 않을 걸 알면서도 기다리는 게 그나마 존엄한 인간의 길일까요.

어쨌든 지속가능과 지속불가능 사이에서 줄타기하는 트렌드는 IT 뿐만이 아닙니다. ITㆍBT(생명공학, biotechnology)ㆍNT(나노기술, Nano Technology)는 인류문명의 미래에서 양날의 칼입니다. IT와 마찬가지로 BT가 만들어낼 희망과 절망은 너무 코앞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신문지상에는 새로운 BT의 개가가 소개됩니다.

황우석 박사를 둘러싼 논란과 소송 건이 사회적 관심사가 된 데는 BT의 잠재력이 작용했을 법합니다. 우리 몸의 신비는 BT발전에 따라 더욱더 놀라움을 던져주고 있습니다. 세포 속 염색사를 채우는 흔히 ATCG로 표현되는 염기의 쌍이 30억 쌍이 된다는 사실은 언제나 경이롭습니다. 세포 하나 속에 화장지처럼 둘둘 말려있는 염기를 펴서 늘리면 그 길이가 183cm나 된다고 합니다. 세포 하나에 30억쌍의 염기가 존재한다면 몸 전체로는 세기조차 힘들어 보입니다.

물론 그중에서 의미 있는 것으로 판정된 유전자는 ‘실망스럽게도’ 2만~2만5000개 정도에 불과합니다. 하지만 개별 유전자의 의미 파악과 다른 유전자들과의 상호작용 가능성과 행태를 알아내고, 실제 유전자조작을 통해 인간생명에 기여하기까지는 적잖은 난관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컴퓨터가 0과 1의 2진법체계라면 우리 몸은 ATCG의 4진법 체계입니다. 우리 몸의 4진법 체계를 해석해 진보를 이뤄내려는 과학자들의 시도는 존경스럽지만 동시에 매우 걱정스럽습니다. 한때 인간에게 매우 위협적인 질병이었던 매독은 원래 인간의 병이 아니었습니다. 매독균의 고향은 양(羊)이었습니다. 매독균이 고향을 떠나 타지인 인간 몸에 살게 된 이유는 제어되지 못한 인간의 욕망 때문이었습니다. 흔히 몽골이 정복전쟁할 때 식량 겸 위안부로 양을 활용했다는 설이 널리 퍼진 매독의 인간기원설입니다. 정확히 언제 누구로 인해 매독균의 이주가 일어났는지 알 수는 없지만 인간과 양의 성접촉이 그 경로였다는 점은 확실해 보입니다.

유전자조작, 장기이식, GMO 등 BT의 총아들은 몽골군의 양떼와 같은 역할을 수행할 개연성이 농후합니다. 온갖 종류의 욕망이 한 덩어리로 뭉쳐져 눈덩이처럼 구르기 시작했는데 언제 멈출지, 무엇인가와 충돌해 멈추어 섰을 때 어떤 충격을 몰고 올지 상상할 수조차 없습니다. 분명한 사실은 매독정도와는 비교를 불허하리라는 것입니다.

나노기술(NT)이란 눈덩이도 BT보다는 뒤에 있지만 이미 구르기 시작했습니다. 사실 알고 보면 인간은, 나아가 삼라만상은 비어 있습니다. 인간을 포함해 만물을 구성하는 기본입자인 원자는 거대한 공간에 몇몇 입자들이 돌아다니는 텅 빈 구조입니다. 원자의 대부분이 비어있는 것이지요. 생명체 또는 만물을 구성하는 물질은 미시적인 관점에서 보면 허공의 구획짓기에 불과합니다. 불가에서 말하는 대로 색즉시공(色卽是空)인 것이지요. 나노기술은 철학적인 기술입니다. 색즉시공이자 공즉시색(空卽是色)인 세계를 도모하는 미래기술입니다. 건조하게 설명하면 극미세 차원에서 입자를 통제하고 활용하는 기술입니다. 나노기술의 공포는 특별한 기능을 보유한 나노 입자가 자기 복제해 삼라만상을 모두 분해해 버릴 것이라는 다소 과학소설(SF) 같은 느낌의 묵시록입니다. 작다는 표현자체를 작게 만드는 나노입자를 공포스럽게 회색점액질로 부릅니다. 인간이 만든 회색점액질이 세상을 지배하는 순간 지구온난화 같은 하찮은 걱정 따위는 더 이상 할 필요가 없어지고 인간과 인간 주변의 세계가 모두 소멸하게 됩니다. 참으로 색즉시공 공즉시색인 것이지요.

NT의 위협은 IT나 BT에 비해 덜 가시적이지만 더 감각적이고 통렬합니다. 이 3T는 정도 차이는 있지만 공통적으로 색즉시공의 종말론을 동반합니다. 3T 중 일부 가능성이라도 현실이 되는 날 지속가능사회와 관련한 쟁점은 더 이상 쟁점 축에 끼지 못할 것입니다. 세계평화를 목적으로 열강이 군비축소를 논의하고 핵감축을 두고 승강이를 벌이고 있는데 갑자기 지구문명을 묻어버릴 정도의 소행성이 찾아온 형국이라고 할까요.

하지만 3T와 소행성의 차이를 간과해서는 안 됩니다. 소행성은 우리가 부르지 않았지만 만일 현실화한다면 3T의 종말론은 우리가 불러낸 괴물이 될 것입니다. 3T가 재앙이 될지 축복이 될지는 간단합니다. 축복의 조건은 ‘인간에 복무하고 인간적 통제하에 놓여 있는가’입니다. 이 조건이 충족되지 않는다면 언제든지 3T는 재앙으로 발전할 터입니다. 묵시록의 실현 시점만을 남겨두었다고 보아야 하겠습니다.

 

안치용 / 발행인 dragon@sjournal.kr

<저작권자 © 지속가능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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