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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된 도시락가게 아르바이트가 '문어씨 이야기'로

기사승인 2018.04.19  16:37: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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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사회는 다들 각자의 일상에 지쳐 있으면서도 위로받을 곳 하나 없는 삭막한 세상이다. 고된 생활 아르바이트로 하루하루를 헉헉대며 살아가면서도 펜을 들어 일기 쓰듯 일상을 그려낸 그림책이 많은 사람들의 공감을 사고 위안이 되는 사례를 2월 10일 마이니치신문이 보도하였다. 앞만 보고 뛰느라 기댈 곳을 모르고 지내온 현대인들을 위한 이러한 작은 위로들이 모여 이 사회를 따뜻하게 만들어 가는 듯하다.

 

“아르바이트로 도시락을 만들고, 매일 녹초가 되어 그린 일상이에요.” 그림책 작가의 등용문 ‘제 5회 MOE 창작 그림책 그랑프리’에 뽑혀, 2017년 7월에 출판된 그림책 <문어밥>(하쿠센샤)는 작가 츠키오카 요타 씨(48)가, 가혹하게 아르바이트를 하는 틈틈이 그린 작품이다. 매일 부지런히 일하는 도시락 가게의 문어 씨와 조그만 도시락 통들의 교류를 그린 작품으로, 일로 지친 어른들의 공감도 불러일으키고 있다.

장인 기질을 가진 문어 씨가 하는 도시락 가게는 매일, 도시락 통 행렬이 생긴다. 식자재를 다 써버리고 잠깐 쉬고 있으면, 조그만 손님이 찾아온다. ‘이제 반찬이 없어’라고 거절했지만……. <문어밥>에선 도시락 통을 든 아이들이 아니라 조그만 도시락 통들이 ‘도시락을 싸 줘’ 라며 찾아온다. 그림책으로선 드물게, 그림 도구는 유성 펜 ‘매직 잉크’. ‘성급하니까, 물감이 마르는 것을 기다릴 수 없어서‘라는 츠키오카 씨. 굵은 선이 약간 번져 있는 것이 특색이다.

그림책 작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인 츠키오카 씨가 <문어밥>을 그린 건, 슈퍼마켓 안에 있는 도시락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던 16년이다. 도시락 통이 손님인 것은 ‘매일 도시락 통에 둘러싸여 일을 해서 도시락 통이 꿈에까지 나왔기 때문이다.’ 익숙지 않은 작업과 빨리 일어나는 생활로 몹시 지쳐 있던 나날. 견습생 시절의 문어 씨가 ‘이 문어가앗!’이라고 혼나거나, 대목 때 스테이크나 소보로, 믹스 프라이를 솜씨 좋게 담거나 하는 것도, 츠키오카 씨가 경험해 온 일이다. 작품 속 도시락을 두둑하고, 먹음직스럽게 그릴 수 있었던 것도 ‘매일 도시락을 만들고, 집에 돌아가 곧장 그렸으니까,’ 가능했다. 작품을 읽은 친척이 ‘문어 씨는, 요타 군 그대로네’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림책 감상은, ‘저녁 반주에 좋다’

20대 전반 즈음부터 책 삽화나 마이니치 초등학생 신문 일러스트 등으로 활약해 왔던 츠키오카 씨이지만, 그림 일만으로는 충분한 수입을 얻을 수 없는 해도 있어 채소 가게나 두부 공장 등 많은 아르바이트를 경험해 왔다. 도시락 가게에서의 아르바이트는 매일 아침 5시 55분에 일어나 8시부터 오후 2~3시경까지 일하는 생활. 10대 즈음에 도시락 가게에서 아르바이트를 한 적이 있어 “경험 있습니다,”라고 스스로 선전하여 일을 얻었으나, 일의 내용은 까맣게 잊고 있었다. “훈련 없이 바로 실전에 투입할 수 있는 인력이라고 생각하셨던 것 같다,”며 미안하다는 듯 회고하였다.

한 번에 20종류의 도시락을 만들고, 도시락 가격에 따라 다른 산지 장어를 써야만 해서 ‘어느 것이 하마마츠 산이더라’하며 장어를 분별하느라 고생하기도 했다. 점심도 못 먹고, 체중은 점점 줄어 갔다. ‘빨리 끝나니까 저녁부터 그림을 그릴 수 있다’라고 생각하고 있었으나 처음 2개월은 지쳐서 아무 것도 할 수 없었다. 유일한 위안은 형형색색의 도시락을 만드는 것이 그림을 그리는 것과 닮았던 것. “역시, 츠키오카 씨 잘 하시네. 이것만큼은 센스가 출중하니까,” 직장에 있던 여성들에게 칭찬받았다고 한다.

3개월 정도가 지나고 일에 익숙해지기 시작했을 즈음, 가볍게 일상을 그린 것이 <문어밥>이었다. 일기를 쓰는 것 같은 감각으로, 자연스럽게 손이 움직였다. 그랑프리를 수상하고 출판되자 어른들로부터의 공감도 불러일으켰다. “감상을 읽고 있었는데 ‘저녁 반주 술안주로 좋다’라고, 인터넷에 적혀 있었어요,”라는 츠키오카 씨. 그 외에도, ‘문어 씨, 과하게 일하지 마세요’라고 위로하는 목소리나, ‘문어 씨처럼 다리가 8개 있다면 아침에 도시락 만드는 것도 편할 텐데’라는 한탄도 있었다. “일하는 중에 다들 힘들고 즐겁고 안심하기도 한다. 누구에게나 들어맞는 이야기인 걸지도,”라는 츠키오카 씨.

 

‘아르바이트 하면서 그리면 수상할 수 있다’

그랑프리 수상으로, 츠키오카 씨는 ‘드디어 아르바이트 생활에서 벗어날 수 있다’라며 안심하는 한편 ‘지금까지도 아르바이트를 하면서 그린 작품 쪽이 좋은 위치에 이르러 있다. 하고 싶다고 생각해서 시작한 아르바이트일수록 특히 좋다’라는 복잡한 심경도. 15년 정도 전, 대형 출판사 콩쿠르에서 수상까지 얼마 남지 않은 지점에 이르렀을 때도 백화점 옥상에 있는 유원지에서 아르바이트 하고 있었다. “아르바이트를 하지 않고 그림책에 집중하면 머리가 굳어 버려서. 다음 달부터 아르바이트하는 게 좋겠지. 뭐가 좋을까요.” 이제 아르바이트는 질렸다고 말하면서도, 츠키오카 씨는 즐거운 듯이 이야기했다.

 

 

이소정

지속가능저널 sustainability@sjournal.kr

<저작권자 © 지속가능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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