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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내의 지속불가능성 (2)

기사승인 2018.02.14  19:5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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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실가스도 좋은 예가 됩니다. 유럽과 많은 나라에서 나름대로 애를 쓰며 온실가스를 감축했지만 교토의정서에서 탈퇴한 미국이 끝까지 온실가스 감축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일 뿐 만 아니라 마구잡이로 배출한다고 칩시다. 지구의 미래는 위협받게 됩니다.

지속가능발전에서는 세대간의 문제, 즉 통시적인 문제와 함께 세대 내의 문제, 즉 공시적인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면서, 핵심 과제로 빈곤에 적극적으로 대처할 것을 요청합니다. 이른 바 남북문제가 지속가능성의 현안이 된 것입니다. 북부의 잘사는 나라들과 남부의 못사는 나라들 각각에서 해결해야 할 문제가 있습니다.

우선 잘 사는 나라 사람들의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논의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교토의정서의 의무감축국이란 표현이 상징적입니다. 그러나 내부의 불균형은 남북차이만큼은 아니지만 여전히 존재합니다. 본질적인 사안은 아니지만 환경전도사로 변신한 앨 고어는 존경받는 인물이지만 동시에 거대저택에서 살면서 ‘1인당’으로는 너무 많은 탄소를 배출한다는 힐난을 받기도 합니다. 고어와 이디오피아 난민 캠프에 사는 아무개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을 비교하면 그 격차가 대단할 것입니다. 한국인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과 비교해도 마찬가지입니다. 그러나 이 문제에 대해서는 지지부진하지만 공동의 대처방안이 모색되고 있고, ‘고어’의 사례는 어느 정도는 지엽적인 문제제기일 수 있습니다.

 

더 본질적인 문제는 못사는 나라들에서 생깁니다. 저개발 국가들은 탐욕과 편의를 위해서가 아니라 생존을 위해서 몸부림치게 됩니다. 그러다 보면 결국 지구온난화를 더 악화하는 데 일조하게 됩니다. 아프리카의 적잖은 나라들에서 아주 기초적인 생존문제를 해결하려다 보니 난개발을 불러옵니다. 가난이 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하는 난개발을 불러오지만 그러나 그것은 새로운 가난을 불러올 뿐입니다. 가난의 연장과 난개발의 연쇄는 지구환경을 인위적으로 오염시키죠. 지구의 허파 아마존도 무분별한 개발에 계속 줄어들고 있습니다.

봄이면 우리나라를 괴롭히는 황사의 근원인 중국의 사막화에도 같은 논리가 적용됩니다. 중국의 사막화는 엄청난 속도로 진전돼 대략 중국 국토의 3분의1이 사막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사막화라고 해서 숲이 갑자기 사막으로 바뀌는 게 아닙니다. 초원이 사막으로 바뀝니다. 사막화가 진행 중인 지역은 과거 몽골 등 소수민족 사람들이 유목을 하던 곳입니다. 그 지역에서 농경이 발달하지 않고 유목이 뿌리 내린 데는 다 이유가 있었습니다. 강수량과 지력 등이 감당할 수 있는, 즉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이 유목이었던 것입니다. 그러나 중국정부는 식량증산과 또 그밖의 정치적인 이유로 한족을 초원지대로 보내 땅을 개간해 농사를 짓게 했습니다. 이주한 한족들은 초원을 갈아서 밭을 만들었습니다. 농작물을 키웠고 한동안 식량을 수확할 수 있었습니다.

그러나 곧 심각한 후유증이 발생합니다. 농경지로 개간하면서 풀이 사라지자 빨갛게 흙이 드러난 것이지요. 초원 형태일 때는 풀이 땅을 붙잡고 있습니다. 땅을 붙들고 있는데 그치지 않고 수분이 증발하는 것도 막아줍니다. 그러나 개간으로 살을 드러낸 땅은 초봄 날 세운 바람에 속수무책으로 흙을 공중에 빼앗깁니다. 초원이었던 지역이 잠시 밭이 됐다가 점차 바람에 흙을 약탈당해 나중에는 모래만 남게 됩니다. 사막이 된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황사가 심해진 근본적인 이유는 바로 이같은 인간의 무지 때문이었습니다. 모래는 무거워서 편서풍에 실려 한반도로 배달되지 않습니다. 황사를 일으키는 물질은 사막화지대에서 하늘로 떠오른 거의 흙처럼 가벼운 것들입니다.

우리나라의 황사피해는 논외로 하고 그렇다면 당장 초원에서 농사를 짓던 사람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이주해서 농사를 지으려고 했으나 초지가 사막으로 바뀌면 당장 먹을 게 없어집니다. 모래땅에선 가축이 뜯어먹을 풀이 자라지 않으니 이제는 그나마 목축도 할 수 없습니다. 이들은 또 다른 초원을 개간해 농사를 지을 수밖에 없고 이어 그 땅도 겨울동안 바람에 노출돼 흙먼지로 날아갑니다. 풀들이 잡고 있던 물이 사라집니다. 중국의 사막화는 저개발국가들에서 단지 생존을 위한 무모한 개발전략이 어떻게 지구생태계를 파괴하는지 보여주는 전형적인 사례입니다.

이 때문에 <우리 공동의 미래>에서는 특별히 빈곤문제에 대한 대처를 강조한 것입니다. 이제 <우리 공동의 미래>를 다시 한번 인용하는 것으로 이번 이야기는 마무리 지을까 합니다.

 

“지구는 하나지만 세계는 그렇지 않다. 우리는 모두 하나의 생물권에 의존해 삶을 영위하고 있다. 하지만 각각의 공동체와 국가는 상대방에게 미치는 영향은 거의 고려하지 않은 채 자신만의 생존과 번영을 누리려고 애쓰고 있다. 일부 국가들은 후세에 거의 아무 것도 남겨줄 수 없을 정도로 지구의 자원을 소비하고 있다. 하지만 이보다 훨씬 많은 숫자의 다른 나라들은 제대로 필요한 자원을 소비할 수 없기 때문에 굶주림, 불결함, 질병, 그리고 요절(夭折)에 시달리고 있다. (……)

또한 우리는 다음과 같은 희망의 근거를 발견했다. 사람들은 과거보다 훨씬 더 변영하고, 더 정의롭고 안전한 미래를 건설하기 위해 협력할 수 있으며, 지구가 보유하고 있는 자원의 기반을 유지하고 확대하는 정책에 기초한 새로운 경제성장의 시기가 도래할 수 있고, 지난 세기에는 몇몇 지역에서만 이루어질 수 있었던 진보가 앞으로는 모든 지역에서 이루어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의 근거를 말이다. 하지만 그렇게 되려면 현재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압박의 징후를 제대로 이해하고, 원인들을 찾아내 환경자원을 관리하고, 인류의 발전을 지속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을 설계해야만 한다.”

 

안치용 / 발행인 dragon@sjournal.kr

<저작권자 © 지속가능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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