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efault_top_notch
default_news_top
default_news_ad1
default_nd_ad1

행성 지구의 위기

기사승인 2018.02.08  16:37:41

공유
default_news_ad2

 

이제 시야를 개인, 가계, 국가를 넘어서 우리 문명으로까지 넓혀봅시다. 현재의 인류문명을 운영하는 우리 세대는 ‘빚’을 내기 시작했습니다. 빚을 낸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빚의 규모가 엄청나게 커지고 있습니다. 그 빚이 빚을 낳고 점점 원금은커녕 이자를 감당할 수 없는 사태로 이어질 조짐이 나타나고 있습니다. 그 빚은 누구에게 진 것입니까? 지구입니다. 우리 문명 공동의 위기인 지구 온난화는 인류가 지구에 진 빚입니다.

인류문명이 산업화를 진행하면서 내뿜은 온실가스는 무분별하게 발행한 국채나 똑같습니다. 만일 갚지 못한다면 파산해야 합니다. 두려운 사실은 그 파산은 회생의 기회가 주어지지 않는 최종적인 파산선고라는 점입니다.

물론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로 인한 지구온난화 자체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생명의 근본 생존조건입니다. 온실가스 효과가 없었다면 지구에는 어떤 생명도 발을 붙이지 못했을 겁니다. 우주의 온도가 절대온도로 2~3도(섭씨로 계산하면 영하 270도 정도)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우리 행성이 얼마나 따뜻한지 알 수 있습니다. 지구는 우주의 온도만큼은 아니지만 추운 적이 있었고 더운 적도 있었습니다. 2억5000만 년 전 페름기가 끝날 때 지구는 끔찍한 온난화에 직면했습니다. 온도가 단기간에 거의 20도(섭씨)나 상승했습니다. 지구상에 번성한 거의 모든 생물이 멸종했습니다. 가장 유명한 대멸절입니다. 맨 처음 살펴본 6500만 년 전 공룡 멸종도 대멸절 사례입니다. 두 대멸절의 원인은 화산폭발(페름기)과 운석충돌(백악기)로 이유가 상이하기는 하지만 적어도 특정한 생물 종에 의해 촉발된 것은 아닙니다.

산업혁명 이후 인류가 ‘본격적’으로 문명화하면서 지구상에서는 벌써 적잖은 생물종이 사라지고 있습니다. 지구온난화 또한 갈수록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일부 비관론자들은 이미 지구가 대멸절의 단계에 접어들었다고 진단합니다. 주로 지구온난화에서 비롯한 급격한 기후변동은 지구 역사상 처음으로 인간이라는 특정한 생물종에 의해 추동되고 있습니다. 46억년 지구 역사에서 길게 봐야 500만년에 불과한 짧은 연륜의 인간 종이 말입니다.

인간 종에 의해 초래될지 모를 우리 행성의 재앙스러운 미래를 보려면 바로 옆 행성 금성을 보면 됩니다. 수성은 태양과 너무 가까워서 대기 자체가 없습니다. 우리 행성보다 조금 작은, 그래서 중력이 얼추 비슷한 금성의 대기 온도는 무려 500도(섭씨) 가량입니다. 대기가 있지만 그런 상태에선 생명이 살아남을 수 없겠지요. 대기의 거의 대부분이 이산화탄소입니다. 대표적인 온실가스로 대기가 채워진 것이지요.

우리 행성의 미래가 금성일까요. 기원전 49년 로마의 율리우스 카이사르에게 루비콘강이 그랬듯 사람이나 역사 또는 어떤 현상에는 되돌릴 수 없는 결정적인 지점이나 시점이 존재합니다. 과학자들은 지구온난화도 마찬가지라고 경고합니다. 어느 수준을 넘어서면 끊임없는 상승작용의 메카니즘을 작동시켜 돌아가고 싶어도 결코 돌아갈 수 없게 된다는 얘기입니다. 지구온난화에 있어서도 여러 가지 비관적인 시나리오가 거론되는데, 그중 대기온도 상승에 이은 해수온도 상승으로 해저에 천문학적 규모로 냉각돼 묻혀있는 메탄(냉각된 메탄을 ‘메탄하이드레이트’라고 합니다)이 녹아 대기 중으로 유입되는 단계가 되돌릴 수 없는 시점일 수 있습니다. 그때쯤이면 독도 밑에 대규모로 묻혀 있다는 그 메탄하이드레이트가 다 공중으로 날아가 버려 한국과 일본이 더 이상 독도를 두고 영유권 분쟁을 벌이지 않게 될까요. 만일 지구온난화 문제가 루비콘강을 건넌다면 어떤 땅이나 섬이 누구에게 소속되는지를 두고 시비를 벌일 인간종 자체가 깨끗이 소멸할 것입니다.

“돌아갈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고 할 때의 그 다리를 물리학에서는 임계점(臨界點;critical point)이라고 합니다. 임계점을 넘어서 파국을 향해 방아쇠가 당겨지면 그때 인류가 할 수 있는 일은 총알이 목표에 닿는 동안 기도하고 참회하는 것밖에는 없겠죠.

그럼에도 여전히 논란이 남습니다. 그럼 지구온난화가 가치중립에서 재앙 수준으로 넘어가는 임계점이 어느 수준부터인가 하는 논란입니다. “임계점을 넘으면 안 된다는 데는 전적으로 동의하지만 너희가 말하는 시점은 너무 과장됐어”라고 환경론자에게 반박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습니다. 맞습니다. 재앙의 방아쇠가 당겨지는 시점은 과학에 입각하기 했지만 추정에 의해 계산된 것이고, 그 계산이 맞다는 확증이 없습니다. 변수가 너무 많기도 합니다. 이번 세기 내에 방아쇠가 당겨질 것이기 때문에 인류는 그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는 주장이 광범위하게 퍼져있지만 반론의 강도 또한 셉니다.

다만 임계점 논의와 관련해서는 가장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는 게 좋다는 생각입니다. 그게 정확하게 언제인지는 모르지만 만일 방심하고 있다가 임계점을 넘어서 버렸을 때 잘못된 계산을 탓한다고 무슨 소용이 있겠습니까. 앞서 살펴본 정부재정과 관련해서는 혹여 국가가 부도나도 어떻게든 살림을 꾸려갈 수 있겠고 회생의 기회를 잡을 수도 있겠죠. 그러나 국가 수준을 넘어서 지구 전체와 관련된 문제에 대해서는 어느 한순간 ‘크리티컬 포인트’를 통과하게 되면 그때는 상황을 되돌릴 수 없습니다. 지구가 금성으로 변하는 게 어쩌면 순간적인 선택의 결과일지도 모릅니다. 46억년 지구역사에서 500만년밖에 안된 인간이란 종은 사상 처음으로 집단 자살을 감행했을 뿐만 아니라 멀쩡히 잘 살아갈 다른 종들까지도 파멸로 몰아넣을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사람들이 “우리 이러지 말고 착하게 살자”라고 선언하며 고안된 게 지속가능발전이라고 정리할 수 있겠습니다. 지구온난화에 관한 본격적인 문제제기와 지속가능발전이란 개념의 정립이 동전의 앞뒷면처럼 맞아떨어지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크게 보아 보다 인류문명의 지속가능성까지 염두에 둔다는 측면에서 지구온난화는 지속가능발전의 핵심 의제입니다. 

 

안치용 / 발행인 dragon@sjournal.kr

<저작권자 © 지속가능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default_news_ad5
default_side_ad1
default_nd_ad2

인기기사

default_side_ad2

포토

1 2 3
set_P1
default_side_ad3

섹션별 인기기사 및 최근기사

default_side_ad4
default_nd_ad6
default_news_bottom
default_nd_ad4
default_bottom
#top
default_bottom_notch