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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로에서 시작하다, 제로캠프

기사승인 2017.12.22  16: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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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은 봄의 시작이다. 학생들은 새 학기가 시작되어 설레고, 두렵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지 못하는 학생들도 많다. 이런저런 이유로 학업을 중단한 이른바 '학교 밖 청소년'들이다. 학교 밖 청소년이란 초등학교나 중학교에 입학한 후 3개월 이상 결석하거나 취학의무를 유예한 청소년, 그리고 고등학교에서 제적·퇴학처분을 받거나 자퇴한 학생들을 말한다. 2015년 교육부 자료에 따르면 2010~2014년간 학교를 그만 두는 청소년의 누적 규모는 약 36만 명에 달한다. 이는 더 이상 학생 개인의 문제가 아니다. ‘학교 밖 청소년’으로 인해 다양한 사회적 비용이 추가로 발생한다. 학업중단에 따른 사회경제적 손실, 심리적 고통, 가족 갈등으로 인한 복지비용 증가, 범죄 가능성 등이 있다. 청소년의 탈선을 막기 위한 예방도 중요하지만 해결책이 필요한 사회 문제이다. 복지 사각지대였던 청소년 문제에 대한 관심이 조금씩 많아짐에 따라 학업중단 청소년들을 위한 여러 기관이 생기고 있다. 주로 직업교육 프로그램 위주로 청소년들의 장래를 위한 단체들이다.

여기 소개할 단체는 연극, 영화 등 컨텐츠 사업을 통한 수익으로 위기 청소년도 돕고 학교 밖 청소년들에게는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단체이다. 노래, 연기 등 문화예술에 관심이 많지만 학교에서 배울 수 없었던, 학교를 나와서도 배우기가 힘든 청소년들을 위한 단체, 사단법인 제로캠프를 만나보았다.

 

- 사단법인 제로캠프에 대해 간단히 소개 부탁드려요. 

제로캠프는 다양한 문화의 중심지인 홍대인근에 청소년들을 위한 공간을 만들어 청소년들이 인문학적 상상력을 키우고 삶의 가치관을 스스로 정립할 수 있게 도와주며 문화예술을 통해 아이들이 마음을 열고 꿈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는 곳입니다.


- 진행하고 있는 청소년 교육프로그램에 대해 구체적으로 설명해주세요.

 지금 진행하는 프로그램에는 작년부터 진행하고 있는 청소년 금융교육과 학교 밖 청소년 문화예술 직업교육이 있습니다. 소년원과 소년교도소에서 진행 중인 금융교육은 교육내용을 토대로 연극이나 뮤지컬 등 공연을 만들고 있습니다. 올바른 금융의 가치와 예술을 접목시켜 스스로 꿈을 찾아갈 수 있게 도와주는 프로그램입니다. 두 번째 문화예술 직업교육은 학교 밖 청소년 중 배우나 예술직업을 꿈꾸는 학생들을 지도하는 프로그램입니다. 작년에는 지도까지만 했는데 올해부터는 실습의 일환으로 공연을 하나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두 프로그램 다 학생들에게 가르치는 과정 뿐 아니라 결과를 직접 만들게 해봄으로써 협동심이나 책임감 등 더 큰 무언가를 깨닫게 해주고 싶어요.

 

문화예술 직업교육 中 발성배우는 학생들

 

- 일반 단체에서 이미 흩어진 학교 밖 청소년을 찾기도 어렵고, 그런 친구들이 다가오기도 힘들 것 같은데, 처음 어떻게 학교 밖 청소년들을 모으셨나요?

저희는 처음에 송파 꿈드림 센터의 도움으로 문화예술에 관심이 있는 학업중단 고등학생을 소개받았어요. 아무래도 생긴 지 얼마 되지 않은 단체에 청소년들이 신뢰를 갖기가 어렵죠. 복지 기관의 도움으로 학생들을 소개받아 지금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 꿈드림 센터는 어떤 곳 인가요?

청소년지원센터로 청소년 개인적 특성과 상황을 고려한 상담지원, 교육지원, 직업 및 취업지원, 자립지원 등으로 청소년들의 학업복귀나 사회진입을 잘 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기관입니다.

 

- 소년교도소, 소년원 학생들을 위한 수업이라 하면 조금 생소합니다. 같은 나이대의 학생들이지만 학교 밖 청소년들과 조금 다를 것 같다는 편견이 있는데요... 과정 면에서나 결과 면에서나 어떤 특징들이 있나요?

음... 편견인 것 같아요. 다 똑같은 청소년이더라고요. 요즘 평범한 학생들이랑 똑같아요. 뭐... 다르다고 하면 저희가 마주한 학교 밖 청소년의 경우, 자기 스스로 연기가 하고 싶어서 찾아온 친구들이기 때문에 성실하고, 배우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죠. 그렇기 때문에 솔직히 덜 힘들죠. 하지만 소년원, 소년교도소 학생들은 억지로 하는 거잖아요. 시작은.(웃음) 처음에 마주할 때는 심장이 떨릴 정도로 무섭고 말을 잘 못하게 될까봐 걱정되고 힘들었죠. 그런데 막상 결과는 소년교도소와 소년원이 더 좋은 것 같아요. 큰 결과라고 할 순 없지만 억지로 시작한 건데 어느새 학생들 얼굴에 미소가 붙어있는 게 보이거든요.(웃음) 저희가 생각하는 문화의 힘이 잘 받아들여진 것은 소년교도소, 소년원 아닐까 싶어요.

 

소년원, 소년교도소에서 진행한 연말 공연 포스터


- 우리 사회가 아무래도 아동, 노인에 비해 청소년 복지에는 관심이 적은 편인데, 요즘은 그래도 전보다 정부 지원도 늘은 것 같아요. 초반과 비교해보면 지금 좋아졌다고 느끼시나요??

청소년복지는 지금도 취약해요. 2014년 5월 28일에 학교 밖 청소년 지원에 관한 법률의 제정으로 꿈드림 센터가 전국 200개소 설립이 되었는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청소년에 대한 관심은 지속적이지 않아요. 그나마 드라마 앵그리맘, 후아유 등으로 학교폭력이 대두되었지만, 그것도 금세 시들었거든요. 청소년하면 막연하게 질풍노도의 시기, 위기청소년하면 나쁜 시선으로 보는 분들이 대다수이고요.


- 우리 대학생들도 청소년 문제에 관심을 갖는 친구가 많이 없죠... 대학생들의 관심 촉구를 위해 해주실 말씀 있나요??

지금 대학생들 중에서도 방황해 본 학생들도 많을 것 같아요. 그럼 그때 했던 생각들을 다시 한 번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그냥 나도 그랬어.’ ’다 그런 거야.’ ‘그렇게 사는 거야.’ 라고 이야기하기 보다는 그 청소년 시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생각하고 그 만큼의 관심만 가져줘도 고마울 것 같아요. 우리에게 청소년 시기는 지나갔지만, 내 동생에게도 내 자식에게도 오는 게 청소년 시기니까요. 
 

- 그렇다면 우리 대학생들은 어떻게 도울 수 있을까요??

위에서 이야기한 것처럼 자신의 청소년 시절을 떠올려, 청소년 문제에 대한 아이디어와 청소년 멘토가 되어줬으면 좋겠어요. 멘토로 봉사하는 것도 좋지만, 주위에 청소년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해해주면 좋을 것 같아요. 학교 밖 청소년이 많아지는 이유는 이해해주는 사람도 없고 도와주는 사람도 없는 무관심한 사회가 됐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조금씩만 더 관심을 가지고 도와주고 가르쳐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요. 직접적인 도움뿐 아니라 대학생들은 이제 나라를 이끌어갈 인재들이잖아요. 각자의 자리에서 도울 수 있는 방법이 많아요. 예를 들면 대학에서 ‘사회문제 중 하나를 골라 해결책을 제시해라’ 이런 과제가 있다면, 청소년 문제에 관한 해결책 발표만 해도 그 수업 교수님, 친구들에게 관심을 갖게 할 수도 있거든요. 그런 식으로 대학생들도 얼마든지 청소년 문제해결에 아이디어를 제공하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해요.


- 마지막으로 하시고 싶은 말이 있나요?

청소년들에게 편견을 많이 안 가졌으면 좋겠어요. 아이들 탓만 하는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준 세상은 빈곤, 가정해체, 가출, 학교폭력이 난무한 어두운 세상이에요. 그 한가운데서 위태롭게 서있는 아이들은 버틸 힘이 없어서 오늘도 자기를 지키기 위해 숨고 도망치고 있는 거라는 것을 이해해주셨으면 좋겠어요.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인터뷰 내내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이 떠올랐다. 주인공 애벌레가 인생을 고민하는 사람을 표현했다면, 애벌레는 아직 나비가 되지 않은 청소년기를 뜻한다고 볼 수 있다. 많은 사람들이 자신이 올바른 길을 걷는지 고민하고 길 위의 자신의 가치를 의심한다. 이런 고민은 나이를 가리지 않고 찾아오지만, 고민의 시작은 대개 청소년기이다. 나비가 꽃들에게 있어서 없어선 안 되는 희망이듯 청소년도 우리 사회의 희망이다. 인생을 고민하고, 아픔을 겪는 수많은 청소년들도 누군가에게는 희망일 테다. 우리 사회가 이들에게 관심을 가지고 이끌어준다면 지속 가능한 사회, 함께 꿈꿀 수 있다.  

 

 

김재희 / 바람저널리스트 (http://baram.news / baramyess@naver.com)

**이 기사는 지속가능바람(www.baram.news)에도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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