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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l Live Together - 올리브영의 사회 책임 경영

기사승인 2017.12.21  18:4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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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화점, 문자 그대로 잡다한 물건을 파는 상점이다. 한국전쟁과 외환위기를 겪은 어른들에게 무척 익숙했던 잡화점, 일명 만물상점은 대형마트와 백화점에 대체된 지 오래다. 그러나 비교적 신세대라 불리는 이들에게도 잡화점과 비슷한 의미의 가게가 생겨났다. 바로 CJ 계열의 유통 체인인 ‘올리브영’이다. 모두에게 젊음을 선물하겠다는 슬로건과 함께 점점 규모를 키워가는 이 드러그 스토어(Drug store. 의약품, 화장품, 등 다양한 품목을 한 곳에서 판매하는 소매점을 의미한다. 20세기 미국 약국이 의약품 외에 식품, 음료, 신문을 함께 판매한 것이 시초다. 출처: 한경 경제 용어 사전) 브랜드는 화장품뿐 아니라 건강기능식품, 가공식품 및 온갖 생활용품을 판매하고 있다.

 

출처:올리브영 홈페이지

 

브랜드의 성격상 잡화점이라 칭하긴 했으나 올리브영은 명백한 대기업이다. 올리브영의 모회사와 최대주주는 CJ이며 (주)CJ 올리브 네트웍스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6년 기준으로 1조 11140억원에 달하는 매출 성과를 냈다. 이러한 규모의 수익은 사회의 인적, 물적 자원을 토양으로 삼아 맺은 열매이기에 사회 가치 창출은 경제적 가치만큼이나 기업의 필사적 숙명이 되어야 한다. 물론 “기업 잉여분의 사회 환원은 수익을 창출하는 승리하는 기업만이 할 수 있다”며 “비즈니스의 일차적 목표는 이기는 것” (황인혁 외 1인, 「잭 웰치 "승리하는 기업만이 사회책임 가능"」, 『매일경제신문』, 2005. 10. 11)이라고 밝힌 잭 웰치 전 제너럴 일렉트릭 회장의 말처럼 기업의 사회적 책임(CSR.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은 경제적 수익 창출이라는 핵심에 부가되는 윤리적 행위라고 여기는 견해도 분명 존재한다.

 

그러나 1953년 Bowen이 펴낸 「기업가의 사회적 책임(Social Responsibility of the Businessman」에서 CSR이란 “사회의 목표나 가치적 관점에서 바람직한 정책을 추구하는” 것이 기업인의 의무라고 정의된 이래 최근까지 CSR은 기업의 부차적인 자선 사업에서 벗어나 점차 기업 경영의 필수적 과정으로 인정되며 이윤 창출이라는 기업의 본질적 목표와 동등한 위치에 자리 잡게 된다. 그리고 올리브영은 이러한 흐름에 가장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기업이다. 올리브영의 CSR 활동은 다양한 화장품 및 생활용품 브랜드를 유통하는 본업 그 자체와 완벽히 밀착한다. 자신의 힘만으로는 소비자의 주목을 얻기 힘들었던 중소기업이나 스타트업의 제품을 발굴하고 그들의 제품을 가판대에 진열함으로써 대기업과 중소기업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길을 모색한다. All live young을 꿈꿨던 올리브영은 더 나아가 All live together에 이르렀다.

 

올리브영의 대표적인 중소기업 협력사업은 ‘중소 브랜드 인큐베이터’와 ‘즐거운 동행’으로 구분할 수 있다. 전자는 후자보다는 비교적 소극적인 형태의 협력으로, 인큐베이터처럼 중소기업에 유통 경로를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발전을 돕는 사업을 의미한다. 오프라인 상점을 지속할 경제적 능력이 없는 중소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제품을 선보일 기회조차 부여받지 못한다. 하지만 올리브영은 대기업이기에 유지할 수 있는, 셀 수 없이 많은 오프라인 상점을 통해 중소 브랜드의 상품이 소비자와 직접 만날 수 있는 기회를 창출한다. 2017년 11월 3일 열린 입점 품평회에서 올리브영 관계자는 “실제로 올리브영에 입점한 업체 가운데 약 70%는 우수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뛰어난 상품력을 갖춘 국내 중소기업”이라고 밝혔다. (임소현, 「실력파 중소기업 모십니다 CJ 올리브영의 즐거운 동행」, 『글로벌 이코노믹 뉴스』, 2017. 11. 23) 고기능성 바이오 화장품을 판매하는 ‘네오젠’은 올리브영 입점 후 전 세계 16개국의 유통사와 계약을 맺었고, 헤어 스타일러 전문 브랜드 ‘보다나’는 올리브영 입점 후 한 달 동안 매출이 30배 급상승했다. 올리브영은 그저 자사의 온라인 홈페이지에서만 머물렀던 중소 브랜드가 전 세계로 뻗어 나가는 글로벌 화장품 브랜드로 성장할 수 있도록 돕는 인큐베이터의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출처:올리브영 홈페이지

 

이러한 현상은 구획된 우리 안에서 벗어날 수 없도록 중소기업을 옥죄고 상대적, 절대적으로 강력한 힘을 무기로 그들의 사업 아이디어까지 앗아가는 몇몇 대기업의 행보와 철저히 대조된다. 인큐베이터는 연약한 생명이 잘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주는 존재이지, 그들의 생명에 기생해 자신의 이득을 챙기는 존재가 아니다. 중소기업이 충분히 성장할 수 있도록 다양한 인적, 물적 자원을 지원하되, 그들이 세계 시장으로 도약할 수 있을 만큼의 경쟁력을 갖추게 될 때 독점 유통권과 같은 비합리적인 권력으로 그들을 옥죄지 않는다.

 

한편 ‘즐거운 동행’ 은 브랜드 발굴뿐 아니라 제품 개발 단계에서부터 올리브영이 함께 하는, 더욱 적극적인 형태의 상생이다. 해당 사업은 각 지역의 뛰어난 상품을 발굴하고 상품의 품질 향상을 위한 컨설팅을 제공하는 등 대기업의 인프라를 통해 지역 사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기회를 제공한다. 대표적 예로는 제주도에 위치한 제이어스(J’ERS)가 있다. 해당 기업은 제주도 자생 원료를 이용한 천연 화장품으로 차별화에 성공했다. 또한 전라남도 소재의 월드코스텍은 고흥의 다시마를 마스크팩으로 제작하는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완성도 있는 제품을 위한 올리브영의 지원에 힘입어 즐거운 동행 제품 전체 매출 1위를 기록했다.

 

이처럼 지역 자원을 활용해 유망한 뷰티 및 헬스 제품을 생산하는 중소 브랜드를 발굴하기 위해 올리브영은 1년 동안 총 8번에 이르는 입품 품평회를 진행한다. 품평회에서는 중소 업체가 출품한 제품에 대한 올리브영 측의 평가를 거쳐 매장에 입점할 품목을 정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입점한 중소 업체의 수는 12개, 상품의 수는 81개에 이른다. 올리브영의 진열대를 빼곡히 채우고 있는 물건을 살펴보면 올리브영 자체 상품은 화장 솜, 머리빗, 혹은 손톱깎이와 같은 몇 종류의 간단 생활용품에 지나지 않는다. 그 넓은 매장을 채우고 있는 것은 CJ가 아니라,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무기로 지역 자원을 활용해 새로운 상품을 내놓는 중소기업들이다.

CSR의 이상적인 실천 중 하나는 기업의 이윤 창출 과정 자체가 사회 공동체의 가치를 창출하는 과정이 되는 것이다. 그리고 올리브영은 이러한 형태에 가장 가까이 도달한 기업이다. 다양한 기업의 제품을 선택해 유통하는 기업 특성상 제품을 유통하는 것이 이윤 창출의 핵심이고 이러한 핵심적 사업은 중소기업과의 협력을 통해 이루어진다. 우월한 위치에서 운 좋은 중소 브랜드 몇 개를 시혜적으로 돕는 자선 사업이 아니다. 제품을 유통하는 기업에게 제품의 품질은 유통만큼이나 중요하다. 대기업만이 가질 수 있는 원활한 유통 경로를 자랑한다고 해도 유통되는 물건이 소비자를 만족시키지 못한다면 아무런 의미가 없다.

 

따라서 올리브영을 움직인 기폭제는 단순히 중소기업과 함께 성장해야 한다는 사회 구성원의 목소리가 아니다. 올리브영 본사의 이윤 창출이다. 그들은 혁신적이고 좋은 품질의 상품을 계속해서 소비자에게 전달해야 하지만 매우 다양한 종류의 물건을 자랑하는 ‘잡화점’의 특성상 제품 R&D와 생산, 유통을 단일 기업이 떠안기는 매우 힘들다. 경영적 측면에서 위험성이 크고 특히 제품 R&D의 경우 엄청난 시간과 비용을 투자해야 한다. 그러나 해당 분야를 이미 성공적으로 수행해낸 중소기업과 이미 거대한 규모의 생산 및 유통 구조를 보유한 대기업이 협력한다면 상생이라는 사회적 가치가 비용의 최소화, 수익의 극대화라는 경제적 가치와 일치될 수 있다. 올리브영은 가장 이상적 형태의 CSR을 적극적으로 실천하고 있는 셈이다. 그들은 모두가 함께 살아가는 세상이 곧 모두가 각자의 이익을 최대한으로 창출할 수 있는 세상임을 수백 개의 중소기업과 함께 증명해내고 있다. 올리브영 잡화점의 기적이 대한민국 기업 시장에 불러올 상생의 바람이 더욱 기대되는 이유이다. 

 

 

최소정 

지속가능저널 csr@csrjournal.kr

<저작권자 © 지속가능저널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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